[OSEN=고척, 이후광 기자] 프리미어12 첫 경기인 운명의 대만전 선발로 거론되고 있는 고영표가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향한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고영표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와의 프리미어12 평가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연습경기 특성 상 이주형(중견수)-신민재(2루수)-나승엽(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한동희(지명타자)-이재원(좌익수)-박찬혁(우익수)-박정현(3루수) 상무 선발 라인업을 꾸려졌다. 상무가 아닌 대표팀 타자가 1번부터 5번을 차지했다.
1회초는 흔들렸다. 1사 후 신민재, 나승엽, 김형준에게 3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김주원을 1루수 야수선택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2사 1, 3루에서 한동희를 상대로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계속된 2사 1, 3루 위기는 이재원을 2루수 땅볼 처리하며 극복.
2-1로 앞선 2회초에는 선두타자 박찬혁을 유격수 땅볼, 박정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다. 이어 이주형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신민재를 상대하던 도중 이주형이 2루 도루에 실패하며 이닝이 끝나는 행운이 따랐다.
3회초는 완벽했다. 다시 만난 선두타자 신민재를 풀카운트 끝 루킹 삼진으로 돌려보낸 뒤 나승엽을 2루수 땅볼, 김형준을 헛스윙 삼진 처리,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고영표는 당초 계획에 따라 2-1로 앞선 4회초 임찬규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대만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경기였는데 컨디션 체크에 많은 도움이 됐다. 준비 잘해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라고 밝혔다.
1회 난조에 대해서는 “선발로 경기에 나간 게 오랜만이었다. 다행히 가면 갈수록 좋았다”라며 “핑계를 대고 싶지 않지만 바뀐 환경(무관중)이 끼친 영향도 있었을 거 같다. 또 선발투수들은 첫 이닝을 어려워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고영표는 대표팀 투수조의 맏형이자 프리미어12 첫 경기인 대만전 유력한 선발 후보다. 지난 2일 쿠바와의 2차 평가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으로 몸을 푼 그는 13일 대만전을 일주일 앞두고 대표팀 타자들을 만나 다시 한 번 값진 모의고사를 치렀다.
고영표는 “대만전 선발로 나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나가게 되면 과거 대만 타자들이 사이드암의 체인지업에 약한 모습을 보였기에 내 장점을 살려서 피칭해야 한다”라며 “또 불펜 후배들의 공이 좋아서 짧은 이닝을 소화하더라도 최소 실점을 하겠다. 불펜에 엄청난 구위를 자랑하는 후배들이 여럿 있어서 든든하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KBO리그 정규시즌과 달리 프리미어12에는 로봇심판이라 불리는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가 없다. 인간 심판이 스트라이크-볼을 판정한다.
올해 ABS 적응에 애를 먹은 고엉표는 “이제 다시 사람이 보는 존을 적응해야 한다”라며 “해왔던 대로 하면 된다. 현지 심판들이 모두 국제 심판이라 각 나라별 성향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빨리 캐치해서 적응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