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 전설' 박지성이 대한축구협회(KFA)를 향해 다시 한번 쓴소리를 내놨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박지성이 설립한 JS파운데이션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 WI컨벤션에서 '제13회 JS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금 전달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예체능 꿈나무 21명이 후원금을 전달받았다.
전달식에 참석한 박지성 이사장은 "벌써 13번째 행사다. 1년 중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하루인 것 같다"며 "나 역시 어렸을 때 지금 이 자리에 계신 차범근 전 감독님께 차범근 축구상을 받으며 많은 희망을 꿨다. '잘하게 되면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희망을 가진 자리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어렸을 때 이러한 행사에서 받은 상이 큰 의미가 됐고 꿈을 꿀 수 있게 만들어줬던 만큼, 오늘 재능학생들도 꿈을 꾸는 데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 나중에는 여러분들이 누군가에게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그런 선수와 어른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JS파운데이션은 축구뿐만 아니라 음악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예체능 종목 재능학생을 선발했다. 이번에는 초등학생 4명, 중학생 7명, 고등학생 10명까지 총 21명이 희망을 나눠받았다. 재단은 지금까지 총 302명의 재능학생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며 꿈을 꾸도록 돕고 있다.
박지성은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매년 이 자리에 오게 된다. 항상 내가 어렸을 때 내가 차범근 축구상을 받았을 때가 많이 생각나는 것 같다. 순수하게 축구를 좋아했다.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면 꿈을 이룰 수 있겠구나라고 느낀 날이었다"라며 "오늘 온 친구들에게 그 감정이 조금이나마 전달됐으면 좋겠다. 조금의 확신이 보태졌으면 좋겠다. 꿈을 이뤘을 때 꿈을 꾸는 다른 이들에게도 좋은 마음을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KFA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박지성은 지난 7월에도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지금은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 바로 세우고 나아갈 것이란 기대는 5개월 전이 마지막 아니었나"라며 정몽규 회장이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쓴소리를 꺼낸 바 있다.
박지성은 이날도 "지금 상황에서 솔직히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특별히 변한 게 없다. 결국 이 문제가 어떻게 끝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어떤 계획으로 어떻게 바뀌어나갈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KFA가) 많은 이들에게 신뢰를 잃은 건 분명한 사실이다. 신뢰감을 어떻게 회복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갈지 확실히 매듭짓고 나아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소신 발언을 남겼다.
또한 그는 한국 축구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결국 협회도 행정 일을 하는 것이다. 행정 일을 잘하는 사람, 정직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외에 나가서 쌓았던 경험들이 도움 되는 부분이 있다면, 도울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기꺼이 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최근 KFA 특정 감사를 실시,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총 27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했다며 이에 대한 징계 및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또한 정몽규 회장에게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부적정 등 기관 운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회장 등 관련자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박지성은 감사 이야기가 나오자 "전체적으로 보진 않았다. 언론에 정리된 걸 봤다. 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지 나도 느낄 수 있었다. 과연 어떻게 결말이 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떠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아시아축구연맹(AFC)이 KFA의 정치적 독립성을 이유로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박지성은 "FIFA나 AFC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들은 이 사안에 관여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원론적인 답변만 할 수 있는 위치고 상황이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라며 "지금 협회 윗사람들은 다 다른 쪽으로 보고, 한마음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박지성이 본 KFA의 행보는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에 가까웠을까 그 반대에 가까웠을까. 그는 "나뿐만 아니라 다 똑같이 느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일관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모두가 그렇게 느낄 거다. 어떻게 결론이 날지 솔직히 모르겠다"라며 답답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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