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문정빈(21)은 군 제대 후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냈다. 퓨처스리그에서 5할에 가까운 맹타를 터뜨리며 내년 시즌을 기대케하고 있다. LG가 기대하는 우타 유망주다.
문정빈은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8라운드 7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서울고 3학년 때 주장을 맡았고, 이병헌(두산) 이재현(삼성)과 서울고 동기다.
데뷔 첫 해는 2군에서만 뛰었다. 퓨처스리그 70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9푼9리(151타수 30안타) 3홈런 23타점 18득점 출루율 .279, 장타율 .338, OPS .617을 기록했다.
2022시즌을 마치고 곧장 군대 입대를 결정했다. 문정빈은 “2군 운영팀장님이 ‘군대 빨리 가자’고 하셔는데, 그 판단이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팀 동료 이주헌(21)과 같은 경기도 연천 모 사단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문정빈은 “사단, 연대까지 같고 대대는 달랐다. 휴가를 같이 맞춰 나오기도 하고, 서로 힘이 됐다”고 말했다. 또 “군대에서 쉬는 시간에는 개인 훈련을 했다. 간부의 허락과 배려로 그물망을 설치하고 티배팅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5월초에 제대, LG로 복귀했다. 문정빈은 “군대 다녀오면 재활, 잔류군에서 받는 3개월 프로그램이 있다. 초기에 재활을 하고 천천히 기술 훈련을 하고서 3개월 채우면 2군에 합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정빈은 “처음에는 군대 갔다 와서 오래만에 하면서 밸런스가 안 맞는 것 같았다.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다가 황병일 잔류군 감독님께서 노스텝이 기본이니까 노스텝부터 해보라고 하셨다. 점점 감이 올라오고 잘 맞는 상황에서 감독님과 손지환 타격코치님이 오전 8시부터 남들보다 더 일찍 야구를 시작하는 의미에서 훈련해봐라 해서 했었는데, 그러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퓨처스리그에 출장한 8월부터 아주 뛰어난 타격 성적을 기록했다. 28경기에 출장해 타율 4할8푼9리(94타수 46안타) 6홈런 23타점 27득점 7볼넷 13삼진을 기록했다. 3루타 3개, 2루타 9개를 때려 장타율이 .840, 출루율은 .529였다. OPS가 1.369. 문정빈은 2개월 넘게 기복없이 5할에 가까운 타율로 활약하며 8월과 9~10월 퓨처스 루키상을 연거푸 수상했다.
시즌 막판 1군에 콜업될 시점에 경기 도중 손가락 부상을 당해 1군 데뷔가 무산됐다. 문정빈은 “좀 많이 아쉬웠다”고 말하면서도 “별로 기대를 안 하고 있었다. 군대 갔다 온 지도 얼마 안 됐고, 아직은 끌어올리는 기간이라 생각하고 2군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했다. (콜업) 소식을 듣고 부상을 당해 아쉬웠다. 내년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문정빈은 장점을 묻자, “타격에서는 장타를 칠 수 있는 능력이 장점인 것 같다. 그렇다고 장타를 노리는 건 아니다. 타석에서 그냥 컨택을 하려고 하는데, 타구가 좋은 코스로 빠지면서 장타가 된다”며 "타석에서 우익수 앞 안타를 치려고 중점을 둔다. (히팅포인트) 앞에서 맞으면 우중간, 좌중간으로 빠져나가면서 장타가 나온다. 장타를 생각하고 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정빈의 아버지는 KBO 베테랑 심판 문승훈 심판위원이다. 문정빈은 “아버지가 가끔 조언을 해주신다. 힘이 들어가 보인다. 왼 다리가 빠진다 등등. 우익수 앞으로 친다는 생각도 아버지가 말씀해 주신 것이다”고 말했다.
문정빈은 3루수와 1루수, 코너 내야수가 주포지션인데, 외야수까지 겸업을 하고 있다. 그는 “고교 때 잠깐 외야수를 뛰었다. 울산 교육리그에서는 우익수로 뛰었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문정빈을 외야수로 육성시킬 계획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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