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진짜 한 번만이라도 세게 던져보고 싶은 마음에…”
한화 우완 투수 김종수(30)는 지난해 5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다. 야구 인생에서 무려 4번째 팔꿈치 수술이었다. 입단 2년 차였던 2014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처음 팔에 칼을 댄 김종수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7년 여름에만 두 번의 팔꿈치 수술을 했다. 두 번째 인대접합수술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두 번의 장기 재활 끝에 2018년 후반 1군 데뷔의 꿈을 이룬 김종수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1군 불펜투수로 던졌다. 1군 5시즌 통산 193경기(177⅔이닝) 7승6패2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5.12 탈삼진 155개. 2022년 52경기(45이닝) 3승4패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4.40 탈삼진 45개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눈에 확 띄진 않지만 140km대 중반의 묵직한 직구로 불펜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2022년 시즌 막판부터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고, 2023년 시즌 전 시범경기 때 팔꿈치 통증 재발로 이탈했다. 결국 다시 수술대에 오르며 지루한 재활을 이어갔다. 수술과 재활을 수없이 해봤지만 자신과의 싸움은 해도 해도 쉽지 않았다. 인대접합보다 가벼운 뼛조각 수술이었지만 재활 과정에서 몇 번의 브레이크가 걸렸다.
김종수는 “MCL(인대접합수술)이 아니라서 5~6개월 안에 재활을 끝냈어야 했는데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자주 브레이크가 걸렸고, 다시 공을 던지는 데 1년2개월이 걸렸다. 그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다”면서 “중간에 힘든 시간이 많았다. 야구를 못 하게 될 줄 알았다. 힘들 때마다 김재민 트레이닝코치님과 이대진 퓨처스 감독님, 박정진 코치님, 정우람 선배님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셨다. 특히 이대진 감독님이 미국에 가서 혼자 수술을 받은 경험을 얘기해주신 것도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했지만 여러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좋아졌다”고 돌아봤다.
통증이 반복되고, 재활 과정이 길어지다 보니 다시 힘 있게 공을 던질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오죽 답답했으면 우완 오버핸드를 포기하고 사이드암 투수로의 변신까지 고민했다. 그는 “한 번만 세게 던져보고 싶은 마음에, 한 게임이라도 제대로 던져보고 싶은 마음에 사이드로 바꿔보려고 했다. 감독님께도 그런 말씀을 드렸다”며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쯤 갑자기 통증이 사라졌고, 신나게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6월 중순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며 실전 복귀를 알린 김종수는 시즌 끝까지 통증 없이 시즌을 마쳤다. 연투도, 멀티 이닝도 소화하며 30경기(31⅔이닝) 4승2패1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3.69 탈삼진 38개를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홀드 공동 1위에 오르며 한화의 북부리그 우승에도 일조했다. 시즌을 마치고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피닉스 교육리그에도 참가해 7경기 8⅔이닝을 소화했다.
이후 서산에서 회복 훈련 중인 김종수는 “6월에 복귀해서 던질 때 기분이 좀 이상했다. 공백기가 길었다 보니 처음에는 한 이닝 던지는 것도 힘든데 점점 체력도 좋아지고, 변화구 감각도 돌아왔다”며 “올해는 내년을 위한 준비였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내년에 완전히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우리 투수진이 진짜 세졌는데 같이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한화는 대전 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가칭)에서 새 시대를 연다. 구단 BI, 유니폼도 바꾸며 새출발한다. 긴 재활 터널에서 벗어난 김종수도 신구장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부활을 노린다. “새 야구장이 기대된다. 불펜이 복층이라고 하는데 이쁠 것 같다”고 웃은 김종수는 “1군에 올라가서 다시 공을 던지면 감격적일 것 같다. 저를 잊으신 팬분들께 얼굴 한번 보여드려서 살아있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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