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 한그루 ''루머 '현타' 와 10년 공백..챗GPT가 일 걱정 없는 사주라고'' [★FULL인터뷰]
입력 : 2025.05.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나라 기자]
/사진=한그루 본인 제공
/사진=한그루 본인 제공
배우 한그루(민한그루·32)가 '신데렐라 게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힘찬 도약을 알렸다.

한그루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올해 4월 25일까지 KBS 2TV 일일드라마 '신데렐라 게임'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간 바 있다. 주인공 구하나 역할을 맡아 무려 8개월간 이어진 촬영, 101부작 대장정을 이끌어간 한그루. 결국 최고 시청률 12.5%를 찍고 성공적인 본업 복귀 쾌거를 이뤘다.

극 중 한그루는 희생의 아이콘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다시 태어난 열혈 처녀가장 구하나 역할을 완벽 소화, 긴 공백기가 무색하게 진가를 발휘했다. 2024년 드라마 '야한(夜限) 사진관'으로 안방극장 문을 두드리긴 했으나, '연애 말고 결혼'(2014) 이후 주연으로서 전면에 나선 건 '신데렐라 게임'이 처음이다.

더욱이 한그루는 '돌싱맘'이 된 뒤 연기 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대중의 관심을 더했다. 2015년 결혼과 함께 공백기를 가졌던 그는 2022년 이혼 소식을 전했으며, 2017년 낳은 쌍둥이 남매를 홀로 키우고 있다.

특히 한그루는 본격 복귀작인 '신데렐라 게임'을 '다자녀 싱글맘'임에도 불구하고 소속사 없이 홀로 해내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스타뉴스와의 인터뷰도 본인이 직접 스케줄을 조율했을 뿐만 아니라, 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 등 이례적으로 관계자를 대동하지 않은 채 현장에 혼자 자리했다.
한그루
한그루
이에 한그루는 '신데렐라 게임'을 마친 소회를 묻자 "사실 '언제 끝나지' 싶었다. 101부작이라는 게 진짜 길지 않나. 그리고 촬영 초반 땐 스케줄이 일주일에 6일을 찍어야 했다. 4개월쯤 지나서야 일주일에 5일 정도가 됐다. 그래서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운전도 해야 하고, 스케줄 관리도 직접해야 하고, 연기도 해야 하고, 또 애들도 봐야 했으니까. 이제 딱 끝나니까, 속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하고 섭섭하고 그렇다"라며 남다르게 얘기했다.

그는 "제가 직접 다 해보니까, 회사를 바라보는 입장이 달라졌다. 소속사가 열심히 안 해서 배우들이 일을 못하고, 이건 진짜 아니라는 걸 느꼈다. 그만큼 정말 업계 상황이 어렵고 캐스팅 과정들이 쉽지 않더라. 기획사도 참 힘들겠다 싶었다. 전 소속사도 그렇고 이전 대표님들과 다 잘 지내고 있는데, 새삼 더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라고 성숙한 내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일극으로 발걸음이 향한 건 데뷔 무렵인 2011년 MBC '오늘만 같아라' 이후 14년 만의 행보였다. 일찍이 미니시리즈 여주인공으로 올라섰던 한그루이기에, 공백기가 길었다 한들 일일극 출연은 과감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한그루는 "젊은 배우들이 일일드라마를 다시 하는 걸 꺼려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일단 뭐든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리고 일일드라마는 연륜 있는 선생님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저한테는 더욱 필요하겠다 봤다. 대본을 받았을 때 제가 나영희 선생님과 붙는 설정이 주가 되는 걸 알고, 너무 함께하고 싶었다"라고 뜨거운 연기 열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한그루는 "사실 이제 제가 내놓을 수 있는 '키'가 무엇일까, 얘기를 한다면 저는 제 또래 배우들이 가는 길과는 달라졌다는 거다. 제 또래 배우들이 한창 일을 하며 계속 주인공을 하고 점점 올라가고 있을 때 저는 결혼, 출산, 육아로 공백기가 길어졌으니까 말이다. 이혼으로 또다시 시작하는 입장이기도 하고, 아기 엄마에, '싱글맘'이지 않나"라며 덤덤히 돌아봤다.

그는 "제가 다시 연기를 하러 돌아왔을 때 제 목표라고 한다면, 연기가 너무 재밌어서 하고 싶은 것도 맞지만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간절함도 컸다. 그래서 또래 배우들이 힘들어하는 역할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다는 거, 그걸 장점으로 내세우고 싶다. 목표가 명확해지니까, 선택에 있어서 주저함이 없어지더라"라며 '엄마'의 위대함을 엿보게 했다.
/사진=KBS 2TV '신데렐라 게임'
/사진=KBS 2TV '신데렐라 게임'
한그루는 "'신데렐라 게임'은 정말 저에겐 모든 면에서 도전이었다"라고 강조하기도. 그는 "이걸 끝내니까 이제 뭐든 다 해낼 수 있겠다 싶을 정도이다. 이렇게 표독스러운 연기를 한 것도 처음이라 재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영희, 김혜옥, 지수원, 최종환 선배님께 큰 자극을 받았다. 저 정도 경력과 실력이면 대충 눈 감고도 잘 연기하실 거 같은데, 항상 대기실에서 대본을 안 놓고 계시더라. 이런 모습이 저한테는 배움 그 자체였다. 선생님들도 이렇게 하시는데 '내가 뭐라고, 나태해지면 안 되겠다, 나는 앞으로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제가 인복이 많은 사람인데 이번 작품에서도 인복이 완전히 좋았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올해 초등학교 2학년생이 된 쌍둥이 남매들에게도 아낌없는 응원을 받았다고. 한그루는 "애들이 비록 드라마는 못 보지만, TV에서 예고편이 흐르면 엄마가 나온다고 좋아한다. 학교에 가선 엄마가 '신데렐라 게임'에 출연한다고 선생님들께 자랑하고 다녀서 좀 창피하기도 했다(웃음). 식당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알아보시고 하니까 애들이 신기해하고 자랑스러워한다"라며 웃어 보였다.
왼쪽부터 한그루, 한채아
왼쪽부터 한그루, 한채아
자녀들뿐 아니라 동료들도 큰 힘이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한그루는 '신데렐라 게임' 속 국제 가이드 겸 오퍼레이터 설정을 소화하며 사유리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는 미담을 언급했다. 그는 "극 중 외국어 대사들을 해야 했다. 제가 영어랑 중국어는 좀 할 줄 알아서 어떻게 했는데, 일본어는 못 한다. 그래서 사유리 언니에게 대본을 보내 일본어 대사의 발음을 알려달라고 부탁을 드렸었다. 언니가 정말 흔쾌히 직접 녹음을 다 해서 카톡으로 보내주셨다. 연기까지 잘 해주면서 말이다. 덕분에 큰 도움이 됐고 너무 감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유리 언니와는 예능 '진짜 사나이'(2015) 때 친해져서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 언니도 무척 열심히 살지 않나. 그런 부분이 좋았던 거 같다. 한채아 언니도 그때 알게 됐다. 다들 10년이 넘은 관계이다. 제 주변을 보면 요즘에 친해진 사람이 없다. 다 예전부터 봐온 분들만 계신다"라고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삶의 태도를 드러냈다.

한채아에 대해선 "서로가 싱글의 삶을 살았을 때부터, 결혼하고 출산하고 그 과정들을 다 지켜봐와서 되게 돈독하다. 또 서로 배우로서 활발하게 활동했을 때도 봤고, 그러다 육아와 출산으로 공백기를 겪은 것도 같기에 서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해 준다"라고 끈끈한 우애를 자랑했다.

한그루는 "이번 '신데렐라 게임'도 소속사 없이 혼자 할 수 있을까 걱정할 때, (한)채아 언니가 옆에서 매니저 구하라고 걱정도 같이 해주고 응원도 많이 해줬다. 배우로 막 활발하게 활동했다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역할이 점점 바뀌는, 주인공에서 조연으로 가는 이런 시기들을 언니가 저보다 먼저 겪으며 조언도 많이 해줬다. 그때 현장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공유해 준 덕에 저도 그런 변화들에 관해서 충격을 덜 받게, 마음가짐을 잘 준비할 수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이 전작인 '야한 사진관'에 출연할 때 언니한테 '역할이 작아서 부담이 좀 덜하다'라는 말을 했었다. 그때 채아 언니가 그러는 거다. 그래도 현장에 가면 생각보다 부담이 된다고. 왜냐하면 이제 현장에 가면 스태프분들도 다 자기보다 어릴 텐데, 선배가 돼서는 '너 왜 이렇게 못 해?' 하는 소리를 들을까 봐 부담이 되고, 경력자로서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게 든다는 거다. 그런데 저는 그저 마음 편히 가서 즐겁게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던 거다. '한그루 연기하면 안 되겠다'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잘해야지, 정신을 번쩍 차리게 됐다. 그런 경험들을 언니에게 먼저 들은 덕분에 마음을 다 잡고 나갈 수 있었다"라고 깊은 연대감을 전했다.
한그루
한그루
인생작인 '연애 말고 결혼' 팀과도 무려 11년째 변함없이 우애를 이어가며 놀라운 의리를 자랑했다. '야한 사진관'도 '연애 말고 결혼' 송현욱 감독과의 인연으로 출연이 성사된 것이었다.

한그루는 "아직도 '연애 말고 결혼' 팀의 단톡방이 활발하다. (한)선화 언니, (연)우진 오빠, 감독님 등과 꾸준히 만나고 있다. 제가 활동을 쉴 때도 만나서 전시회를 보러 가거나 모이곤 했었다. 얼마 전에 모였을 땐 우진 오빠가 제가 만든 운동복 브랜드의 모자를 직접 사서 쓰고 왔더라. 우진 오빠나 선화 언니가 계속 챙겨주시고 일하라고 부추겨주셔서, 제가 (배우를) 완벽하게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품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특히 송현욱 감독님이 절 잊지 않고 함께하자는 기회들을 주셨었다. 그때는 정말 안 할 생각이었기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결국 감사하게도 또 기회를 주셔서 감독님의 작품으로 복귀하게 됐다. 사실 내가 뭐라고, 대단한 배우도 아닌데 그렇게 기회를 주시겠나. 절 안타깝게 생각하시고 손을 놓지 않고 기회를 주신 게 진짜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고 정말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그루
한그루
지난 10년의 공백기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터놓았다. 한그루는 "저는 항상 같이 일한 분들과 연결이 돼 그다음 일을 하게 되고, 예전에 친한 배우분들과 아직도 다 친하다. 심지어 애들 어린이집도 한 곳에서만 다녔고, 이사를 가도 여전히 학부모들과 친하게 지내며 여행까지 같이 다닌다. 최근 다녀온 사이판도 어린이집에서 만난 엄마 5명과 아이들 11명이 갔다 온 거였다. 애들끼리는 6년 친구다. 저는 이렇게 되게 프랜들리 한 사람이고 평화주의자에 이타적인 사람이다. 근데 연예계 생활 자체가 누군가와 항상 경쟁해야 하고 공개적으로 비교당해야 하고, 연기 외적인 공격을 당하며 억울할 때가 많았다. 악플들처럼 내가 정말 못되고 나쁜 사람이면 과연 날 아직까지 쓰고 만나주겠나. 유튜브에 나온 잘못된 정보들, 소문대로 그런 사람이었다면, 그렇지 않았을 거다. 참 답답한데 증명할 길은 없고, 약간 우울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일을 하는 게 맞을까 싶더라. 연기 외에 다른 거에 신경 써야 하는 게 많으니까, 안 하고 싶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 어떤 배우랑 사우나에서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살 빼라고 해서 살을 빼면, 살을 찌우라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러더라. 그게 무슨 말인지 너무 공감이 되는 거다. 연기가 너무 좋긴 한데, 눈 가리고 귀 닫고 마냥 열심히만 하는 게 과연 맞는 건지 현타가 올 때가 있었다. 저에 대한 루머들이 억울해서, 할 수만 있다면 한 명씩 다 만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얘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으니까, 내가 연예계를 멀리하게 됐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지금도 도를 넘어선 악플러들의 행태는 달라진 게 없지만, 공백기를 보내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한그루. 그는 "이제는 일일이 다 보여주거나 증명할 수 없다는 걸 충분히 깨달았다. 또 예전엔 '이렇게 하면 이렇게 보이려나' 눈치를 정말 많이 보고 하나하나 다 생각하며 행동했었는데, 지금은 다 내려놨다. 제가 옛날보다 훨씬 더 '진짜'가 된 느낌이라, 다른 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억지로 잘 보여야 한다는 마음도 없고 한 인간으로서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하니 편해졌다"라고 초연한 자세를 보였다.

또한 한그루는 "일단은 다양한 작품에서 역할의 크기를 떠나 자주 비추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눈을 감는 순간에 '이번 생을 열심히 살았다'라고 느끼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하루도 헛되게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엄마의 삶도 그렇고 배우로서 일을 하는 것도 그렇고 무기력하거나 지금 상황을 탓하지 않고 하나라도 더 뭐든 해보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 '이혼', '돌싱맘' 꼬리표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긴 하지만 뭐 어쩔 수 없으니까. 제가 '싱글맘'인 건 사실이니까 그 부분은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제가 외모로 승부를 보는 배우도 아니고, 화려한 경력을 가진 것도 아니지만 제가 가진 매력은 이질감 없는 평범한, 편한 배우라는 생각이다. 그런 친근한 매력으로 가늘고 길게 갔으면 좋겠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한그루
한그루
특히 한그루는 '유튜버' 도전을 예고, 본업인 연기뿐 아닌 다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게 했다. 그는 "최근 한 유튜브 제작사와 계약했다. 사실 혼자 편집을 배워 생으로 해본 적이 있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려면 어딜 가서 뭘 해야 하지 않나. 근데 애들 학교 보내고 낮에 돌아다니며 찍고 저녁에 편집하려니까 잠을 3~4시간밖에 못 자게 되는 거다. 삶이 질이 저 밑으로 떨어져서 하다가 말았다. 할 거면 회사의 도움을 받아야겠다 생각하던 찰나에, 마침 연락이 와서 계약하게 됐다. 유튜브 채널의 방향성과 콘텐츠에 대해 지금 제작진분들과 열심히 회의 중에 있다. 곧 채널이 오픈될 거다"라고 알렸다.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챗GPT'에 빠져 있는 소소한 일상을 전하기도 했다. 한그루는 "이걸로 친구들 연애 상담, 부부 상담도 해주고 제 고민도 나누고 그런다. 너무 재밌다. 사이판 갔을 때 애들 11명 영어캠프 보내고 딱 하루 자유시간이 생겼는데 그때 엄마들 5명 단체 마사지도 챗GPT 덕분에 한 번에 바로 예약에 성공했다. 이걸로 사주도 본다. '너는 성격이 가만있지 않고 뭐든 하려고 하는 성격이라 작품이 없어도 어떤 일을 해서라도 열심히 먹고살 거야, 걱정하지 마' 그러더라. 실제로 제가 평소에 누워 있질 못하는 성격이다"라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챗GPT'의 말마따나 한그루는 "열심히 자주 보여질 수 있도록 제가 열심히 뛰어야죠. 이제 기회는 제가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회를 잡으러 많이 뛰어다니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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