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돋보기] 흔들리는 함부르크...손흥민의 험난한 경쟁
입력 : 2012.03.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파울로 게레로의 장기 징계와 믈라덴 페트리치의 연장 계약 무산이 손흥민의 주전 경쟁에 청신호가 되리란 전망은 섣부른 기대였다. 팀내 주전 투톱이 흔들리자 함부르크SV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팀의 중심이 흔들리는 와중에 ‘어린’ 손흥민도 자리를 잡는데 애를 먹고 있다.

함부르크는 12일 새벽(한국시간) 샬케04와의 원정 경기로 치른 ‘2011/2012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티무 푸키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주도권을 내줬다. 전반전에만 크리스토프 메첼더, 클라스 얀 휜텔라르에 연속골을 내주며 대량실점했다. 전반 종료 직전 고이코 카차르의 만회골로 추격의 희망을 살렸으나 4연속 무승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이날 함부르크의 토어스텐 핑크 감독의 게레로의 징계 공백으로 생긴 공격 포지션에 톨가이 아슬란을 투입했다. 예견된 투입이었다. 아슬란은 후반기 들어 핑크 감독의 신임 속에 출전 기회를 높이고 있었다.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전 데뷔골 득점은 신임을 더욱 높였다. 아슬란은 2선에서의 활발한 움직임, 전방으로의 날카로운 침투와 마무리 능력을 인정 받았다.

반면 손흥민은 꾸준히 교체 출전 기회를 잡고 있지만 표류하고 있다. 슈투트가르트전에 투입되어 활기찬 플레이를 펼쳤으나 득점에 근접한 상황을 연출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을 연출할만한 기회를 얻을 수 없는 위치에 기용되고 있다.

샬케전에는 공격수 포지션에 투입됐다. 하지만 동료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아슬란은 후반전 들어 급격한 체력 저하와 집중력 저하에 시달렸다. 재계약 무산으로 올시즌을 끝으로 함부르크를 떠나는 것이 확정된 페트리치는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혼자 힘으로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역부족이었다. 좋은 패스도 받지 못했고 연계 플레이도 시도할 수 없었다.

손흥민은 볼에 대한 강한 집중력을 보이며 부지런히 뛰어다녔지만 팀 전체가 침체를 맞은 상황에 유효 공격 상황을 연출하기 어려웠다.

핑크 감독 부임 이후 원정 경기 8연속 무패를 달리던 함부르크는 적지에서 첫 패를 당했다. 이 패배로 샬케 원정 7연속 무패의 기록도 끝났다. 여러모로 함부르크는 악재가 겹쳤다.

조커 카드로 기용되고 있는 손흥민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아슬란과 손흥민의 동반부진은 게레로와 페트리치의 공백을 이 둘의 조합으로 대체하기 역부족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아직 약관에 불과한 둘에게 팀 공격의 중심 기둥 역할을 맡기기엔 이르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프랑크 아르네센 단장의 표정은 어두웠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이탈리아 청소년 대표 윙어 자코포 살라의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으며, 터키 대표 미드필더 괴칸 퇴레가 부상에서 회복했다. 모두 손흥민과 비슷한 연령대의 선수들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호흡이 잘 맞는 선수들이다.

핑크 감독은 아직까지 손흥민에게 제대로 된 선발 출전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아슬란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프라이부르크를 상대할 26라운드 일정에는 손흥민에게 기회가 돌아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다음 기회가 언제 찾아올지 기약할 수 없다.

경쟁자는 넘치고 기회는 협소하다. 유럽 3대리그로 우뚝 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의 생존 경쟁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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