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프리뷰] ‘無톱’ 스페인, 아일랜드전서 미래 축구 보여줄까?
입력 : 2012.06.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미래의 축구는 4-6-0 전술이 될 것이다.” 전 브라질 대표팀 감독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는 2003년 축구 코칭 강연회에서 이렇게 예언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가 AS 로마에서 ‘무톱 전술’의 가능성을 선보였고,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 바르셀로나가 유럽 축구의 정점에 서는 과정에서 ‘무톱 전술’의 힘을 입증했다. ‘스포탈코리아’와 폴란드 현지에서 만난 영국의 축구전술 전문기자 조나단 윌슨은 출중한 타깃맨을 보유하고도 철학과 신념을 갖고 ‘무톱’을 실험하는 스페인 축구의 대단함을 역설했다.

하지만 그런 스페인의 ‘무톱 전술’은 이탈리아와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얻지 못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전술의 달인 주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도 무톱의 한계를 지적했다. 국내 여론도 악화됐다. 스페인 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축구 팬 대부분이 무톱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하지만 비센테 델보스케 감독은 여전히 미래 축구의 전술에 믿음을 갖고 있다. 스페인의 두 번째 상대 아일랜드는 전통적인 4-4-2 시스템을 기반으로 힘의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유로2012 C조 2차전, 아일랜드와 경기에서 스페인이 축구의 미래를 보여줄 수 이을까? 축구팬이라면 15일 새벽 3시 45분 폴란드 그단스크 아레나 그단스크를 주목해야 한다.

기록 | 아일랜드를 압도하는 세계최강
FIFA 랭킹 1위 스페인은 18위 아일랜드와 역대 24차례 맞대결에서 13승 7무 4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유럽 대항전 경기에서도 8승 4무 2패로 이긴 일이 더 많았다. 스페인은 최근 6차례 유로 예선전 맞대결에서 4승 2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본선 무대에서는 이번이 첫 만남이다.
두 팀이 가장 극적인 순간에 만난 것은 10년 전 한국 수원에서다. 이 경기가 두 팀이 가장 최근에 벌인 공식전이기도 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만난 두 팀은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충돌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전반 8문 만에 페르난도 모리엔테스가 선제골을 넣었고, 경기 종료 직전 로비 킨이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든 뒤 120분 연장 혈투 끝에 승부차기로 스페인이 웃었다.
스페인은 당시 경기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이케르 카시야스가 유일하게 이번 경기에 임한다. 차비 에르난데스는 당시 벤치에서 대기했다. 아일랜드는 셰이 기븐, 데이미언 더프, 로비 킨이 10년 전의 경험을 안고 스페인을 만난다.

스타 |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vs 데이미언 더프
단순히 볼을 다루는 기술만 놓고 따진다면 안드레스 이니에스타(28, 바르셀로나)가 리오넬 메시보다 뛰어날 것이다. 이니에스타는 이탈리아와 1차전에서 4~5명의 수비수비가 에워싼 상황에도 볼을 간수하고 공간을 찾아 비집고 들어가며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볼을 잘 다루는 남자 이니에스타의 한 동작 한 동작이 예술이었다. 스페인이 구사하는 무톱 전술에서 ‘가짜 9번’ 역할을 맡고 있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그가 골을 넣기 위해 찾아들어갈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은 이니에스타가 될 것이다.
데이미언 더프(33, 풀럼)는 10년 전 스페인과 월드컵 16강 대결에서 역동적인 측면 돌파를 구사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더프는 아직도 아일랜드 공격의 핵이다. 당시의 폭발력은 잃었지만 노련함은 한층 더 강화됐다. 이번 대회 스페인의 약점은 풀백이다. 스페인이 더프 방어에 실패한다면 공수 간격이 벌어지고 공격진이 고립되는 시간이 많아 질 것이다. 아일랜드의 희망은 더프에게 있다.

타짜의 선택 | 스페인 > 아일랜드
스페인의 승리를 점치는 도박사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전 세계 67개 스포츠 베팅 사이트는 평균적으로 스페인의 승리에 1.25배의 배당률을 책정했다. 거의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수치다. 반면 아일랜드의 승리에 13.06배의 고배당이 책정됐다. 무승부도 5.71이다. 스페인의 승리에 어떤 의심도 없는 상태다. 한국 스포츠 토토는 스페인의 승리에 1.21배, 아일랜드의 승리에 7.60배 배당을 책정했다. 무승부는 4.60배다.

말말말
“아일랜드는 단순한 위협 그 이상이다. 그들은 크고 강한 선수들을 보유했고 위험한 윙어를 보유하고 있다. 그들의 공격진은 굉장히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 우리는 이 경기에서 많은 어려움을 맞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길 기대한다.” - 비센테 델보스케(스페인 감독)
“스페인의 속력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중원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 우리 목표는 공격적인 축구지만 동시에 주원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 조반니 트로파토니(아일랜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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