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정성래 기자=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그는 장기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언론의 예상을 깨고 2년 계약을 체결했다.

25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한 그에게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계약기간에 쏠렸다. 대부분 5년의 장기 계약을 예상했지만 그의 임기는 2년이었다.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 차근차근 단단한 팀을 만들기를 바랐던 축구팬들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기간이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더 장기적인 계약이 가능했다”고 말문을 연 그는 “2년 계약은 내가 선택했다.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확실한 동기부여를 갖고 가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동기부여 측면, 효율적인 대표팀 운영을 바라보고 2년을 계약했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의 이런 행보는 바이에른 뮌헨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행보를 닮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08/2009 시즌부터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부임 첫 해 트레블을 달성하고, 2009/2010 시즌에는 스페인 슈퍼컵, UEFA 슈퍼컵, FIFA 클럽 월드컵을 석권하며 전대미문의 6관왕을 달성했다.

모든 이들이 바르셀로나가 과르디올라 감독과 장기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0년 1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단 1년 간의 재계약에 도장을 찍게 된다. 그는 “바르셀로나 감독이라는 자리는 영원할 수 없다. 단기 계약을 맺어 그 기간 내에 거둔 성공으로 모두의 믿음을 얻어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과르디올라 감독는 자신의 신념을 바탕으로 재계약을 마무리하고 바르셀로나를 이끌었다. 홍명보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짧은 계약 기간에 대해 밝힌 “확실한 동기부여를 갖기 위한 선택”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홍명보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이 세계적 명장 과르디올라 감독을 따라 ‘스스로 여론의 믿음을 얻어내는 일’에 착수했다. 믿음을 얻기란 힘들다.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국가대표팀 경기를 시청하기만 하면 대표팀 감독이 되는 우리 나라에선 더욱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홍명보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은 스스로 자신을 시험 무대에 올려놓고 대표팀의 미래에 대한 발전적인 방안을 보여주며 믿음을 얻어내려 하고 있다.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 대표팀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