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졌지만 웃을 수 있는 이유
입력 : 2013.08.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 LG 유원상이 돌아왔다.

시즌 내내 부상으로 부진하던 유원상이 화려하게 복귀했다. 유원상은 8월 27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전, 6회 2사 후 등판해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팀은 비록 0-1로 패했지만 9회까지 공 30개로 10타자를 연속으로 범타처리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7km/h에 달했고, 주무기인 슬라이더 또한 140km/h를 상회했다.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2012년의 구위가 완전히 회복된 모습이었다.

유원상의 야구인생은 2012년 꽃을 피웠다. 2011년 한화에서 LG로 트레이드 된 유원상은 불펜투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결과는 대성공. 2012 시즌, 불펜투수로 58경기에 출전해 무려74이닝을 소화하며 4승 2패 3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했다. 마무리투수 봉중근 이전에 나오는 셋업맨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 활약으로 WBC 국가대표에도 선발됐다.

하지만 올 시즌은 2군을 전전했다. 올해 초 WBC 출전의 여파로 겨우내 훈련이 부족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햄스트링 부상까지 당했다. 허벅지 통증 때문에 투구 시 체중이 온전히 실리지 않았다. 슬라이더는 여전히 140km/h를 넘었지만 각이 예리하지 않았다. 직구 구속은 140km/h 초반에서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좋지 않은 몸으로 3, 4월 11경기나 등판했다. 2012년 LG의 허리를 책임지던 유원상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4월 24일 삼성전을 마지막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LG는 지난 겨울 FA로 정현욱을 영입해, 올 시즌 유원상-정현욱-봉중근으로 이어지는 막강 불펜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됐다. 막상 뚜껑을 열자 유원상은 부상, 정현욱은 6월 이후 부진으로 필승조에서 이탈했다. 정작 시즌 초, 추격조로 시작한 이동현이 6승 1세이브 21홀드로 맹활약하며 이들의 자리를 메꿨다. 7월부터 LG의 필승조는 사실상 이동현 혼자였다.

그간 LG는 선발투수가 6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을 때, 7회까지 막아줄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이동현이나 봉중근이 한 박자 빨리 등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동현은 59 1/3이닝으로 불펜투수중에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고 봉중근은 8회에 등판한 적이 16회나 됐다.

결국 8월들어 LG 불펜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8월 18일 KIA전에서는 4-2로 앞선 8회말, 5점을 내주며 역전패했다. 8월 21일 넥센전에서도 8회말에만 4점을 실점하며 4-6으로 역전패했다. 유원상, 정현욱의 2인분을 하던 이동현도 결국 체력적인 한계가 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이 때 유원상이 돌아왔다. 2012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다음 경기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 정도 구위라면 9월부터 당장 필승조로 투입돼도 손색이 없다. 중간에 1이닝을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는 유원상의 합류는 이동현, 봉중근은 물론, 선발진의 어깨도 가볍게 한다. 11년만의 4강을 넘어 18년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LG의 힘찬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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