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의윤, ''9월에는 나를 따르라''
입력 : 2013.09.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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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이제는 정의윤이 미쳐야 할 차례다.

올 시즌 LG는 매월 ‘미치는’ 선수가 바뀌었다. 바꿔 말하면, 골고루 돌아가며 미쳤다. 4~5월에는 김용의와 문선재, 6월은 이병규(9), 7월은 박용택, 8월은 윤요섭이었다. LG가 올해, 18년 만에 왕좌를 노릴 수 있는 이유다.

매 월 ‘미치는’ 선수가 바뀌었음에도 한 선수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부터 LG의 4번을 꿰찬 정의윤이다. 시즌 초, 정의윤은 주로 대타나 6~7번으로 출장했다. 고교시절, 만루에서도 고의사구를 얻은 적이 있을 정도로 풍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터뜨리지 못하며 ‘유망주’의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은 이런 정의윤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다. 5월부터 ‘묻지마 4번’으로 기용했다. 정의윤은 주전자리를 보장받자, 스윙이 한결 여유로워 졌다. 대타나, 좌투수 상대로만 출전 했을 때는 반드시 이 타석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하루에 최소한 3~4번의 기회가 있었다. 이번에 못 쳐도 다음 타석이 있었다. 이 여유는 곧 결과로 나타났다.

정의윤은 5월, 85타수 32안타 11타점 타율 0.376, 6월에는 74타수 24안타 10타점 타율 0.338의 맹타를 휘둘렀다. 다만 그 때는 더 잘했던 선수들이 많아서 별로 티가 나지 않았다. 당시 정의윤은 매 경기 꼬박꼬박 안타를 친다해서 ‘안타 공무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LG 트윈스의 오랜 염원인 우타 거포 4번타자가 드디어 나타난 듯 했다.

하지만 정의윤 역시, 풀타임 첫 해를 맞는 모든 선수들이 겪는 체력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7월 중순 이후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심지어 8월 16일 한화전부터 28일 넥센전까지 8경기 동안 2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결국 28일 넥센전에서는 5월 이후 처음으로 6번 타순으로 출장했다. 시즌 내내 유지하던 3할 타율도 8월 31일 현재 0.282까지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8월에는 정의윤 뿐 아니라 이병규(9), 박용택 등 다른 중심 타자들도 같이 부진하며 팀 성적도 좋지 않았다. 윤요섭의 깜짝활약(49타수 15안타 0.306 16타점)이 없었다면 지금의 2위자리도 위태로웠을지 모른다.

이제 정의윤의 차례가 왔다. 시즌 내내 LG를 이끌어온 베테랑들은 이제 지쳤다. 김용의나 문선재 등 신예들은 두려움이 없지만 경험 또한 부족하다. 9월에는 정의윤이 미쳐야 한다. 마침 31일, 부산 롯데전에서 22타수 무안타의 긴 침묵을 깨고 홈런포를 신고했다. 10년만에 가을야구를 넘어, 18년만에 왕좌에 도전하는 LG는 지금 4번 타자가 가장 절실하다. 과연 정의윤이 9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4번 타자로 화려하게 돌아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 =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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