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 ‘왜’라는 물음에 ‘실력’으로 답한 기성용
입력 : 2013.10.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지훈 기자= ‘SNS 파문’을 일으킨 기성용(24)을 선발했을 때 아직 시기상조라는 말과 함께 ‘왜’라는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그는 묵묵했고 결국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경기 결과는 한국의 0-2 완패. 브라질은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빠른 공격을 전개했고 화려한 개인기술을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희망이 없지는 않았다. 한국의 중원은 단단했고 좌우 측면 공격수들은 공수를 넘나들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 중심에는 돌아온 기성용이 있었다.

그동안 기성용은 국가대표 경기에서 런던 올림픽 때에 비해 움직임이 적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기성용은 중원에서 한국영과 호흡을 맞추며 강력한 압박을 통해 브라질과의 중원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또한,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처음 관중들의 야유를 점차 함성으로 바꿔놓았다.

공격전개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전반 2분 기성용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전진했고 간결한 드리블 돌파 후 날카로운 슈팅을 기록했다. 이 슈팅은 얼어붙은 선수들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파울리뉴, 구스타보 등의 브라질 중원을 상대로 환상적인 턴 동작을 선보이며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전문 키커가 없어 고민했던 세트피스도 기성용의 가세로 정교함을 더했다.

세트피스의 모든 킥은 기성용이 담당했고 그때마다 여전한 감각으로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다. 특히 후반 23분 기성용의 날카로운 코너킥이 이청용에게 연결돼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한 마디로 왜 기성용이 대표팀에 필요한지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 중원의 핵심은 역시 기성용이었고 자신의 잘못을 묵묵한 반성과 함께 여전한 실력으로 답했다.

그리고 정확히 90분 후. 팬들의 야유는 엄청난 함성으로 바뀌어 있었다.

사진=김재호 기자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