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잔혹사’ 강원, K리그판 위건 됐다
입력 : 2013.12.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강릉] 김성민 기자= 김용갑 강원 FC 감독이 경기 시작 전에 말한 ‘기적’은 없었다. 강원은 기적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됐다.

강원은 7일 오후 2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3 승강 플레이오프 (PO) 상주 상무와 2차전에서 0-1로 승리했다. 그러나 골득실(강원:-2, 상무:+2)에서 뒤져 챌린지로 강등됐다.

강원의 현재 처한 현실을 보면 잉글랜드의 축구 클럽 위건의 떠오른다. 지난 시즌 간신히 잔류했던 강원의 1부 리그의 역사가 멈추게 됨으로써 위건과 똑 닮은 행보를 걷게 됐기 때문이다.

위건은 그야말로 ‘생존왕’이었다. 위건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전력임에도 불구하고 리그 15, 16위를 오가며 매 시즌 강등 위기를 겪었지만 결국엔 프리미어리그에서 생존하고 있었다. 특히 2011/2012 시즌은 극적이었다. 당시 위건은 30라운드까지 승점 25점으로 19위에 머물러 있었다. 강등이 유력했지만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뉴캐슬 등 강팀들을 상대로 연이은 승리를 거두며 16위로 시즌을 마감, 잔류에 성공했다.

축구팬들은 떨어질 것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있지만 떨어지지 않는 열매처럼 막판 뒷심을 살려 어렵사리 강등권 탈출 기쁨을 맛보는 위건에 상당한 관심을 표했고, 위건도 지난 2005/2006년 처음 영국의 1부 리그인 EPL로 진출해 7년간 '자리보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은 달랐다. 위건은 37라운드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원정 경기에서 1-4로 완패하며 18위에 머무르게 됐다. 강등 마지노선 진입에 실패한 위건은 EPL 진출 8년 만에 씁쓸함을 맛봤다.

작년 강원의 모습은 2012/2013 이전의 위건의 모습과 같았다. 2012 시즌 강원은 성남과 치른 현대오일뱅크 K리그 B그룹 4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43분 백종환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추가한 14위 강원(승점46)은 남은 한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5위 광주(승점42)를 승점 4차로 제치고 잔류를 확정했다. 이에 축구팬들은 강원에게 ‘K리그판 위건’이라 부르며 강원의 막판 뒷심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올 시즌 강원은 지난 시즌 위건이 그랬든 강등의 잔혹사를 맞게 됐다. 강원은 '생존 DNA'를 바탕으로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지만 하늘은 끝내 강원을 외면했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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