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주장 안상현, “제게도 이런 날이 오네요.”
입력 : 2014.02.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제게도 이런 날이 오네요.”

대구FC 신임 주장 안상현이 K리그 클래식 승격이라는 목표와 함께 책임감을 갖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986년생인 안상현은 한국 나이로 29세지만 어느덧 프로 12년차 그리고 팀 내 세 번째로 나이가 많은 선수가 됐다. 동시에 주장 완장을 팔에 걸고 올 시즌을 누비게 된 것이다.

태국 파타야에서 전지훈련 중인 안상현은 “어려서부터 프로 생활을 했는데 나이가 벌써 중고참이 됐다. 어린 선수들과도 차이가 8~9살이 난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고 웃으며 “그동안은 형들이 이끄는 대로 따라갔지만 이제는 내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책임감이 생기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는 경기 모습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안상현은 경기장 밖에서의 순한 외모와 달리 지난 2년간 정규리그에서만 경고를 총 25장을 받을 정도로 터프한 선수. 하지만 태국 전지훈련에서 열린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안상현은 조금은 침착해진 모습을 보였다.

안상현은 “포지션이 수미형 미드필더다 보니 거칠게 했던 건 사실이다. 앞으로도 바뀌지는 않겠지만 경고를 줄여나가겠다. 특히 내 플레이만 생각했던 것과 달리 경기 중에 말도 많이 하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선수로서 한단계 성숙해졌다. 그는 “어릴 때는 기술 같이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를 많이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역할을 더 많이 생각한다. 조금 더 빨리 깨닫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경기장 밖에서는 좋은 형이다.

안상현은 “후배들에게 특별히 조언하는 건 없다. 즐겁게 운동하고 스트레스 안 받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 나이에 프로에 입단한 선수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가능했다.

그는 “처음 프로에 왔을 때는 TV로만 보던 선수들과 함께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좌절도 많이 했다. 어린 선수들이 힘들겠지만 포지하지 않고 꾸준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하면서 기회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조언을 건넸다.

여기에는 대구FC의 분위기를 전수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안상현은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분위기만큼은 가족 같았다. 그런 끈끈한 동료애가 계속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강등의 아픔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도 크다.

그는 “선배들이나 대구를 위해 노력했던 분들한테 죄송하다. 강등에는 내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기존 선수 모두 그런 마음으로 더 비장하게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다”면서 “당연히 올해 목표는 승격이다. 하지만 단순히 K리그 클래식에 올라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거기서도 경쟁력 있는 팀이 될 수 있게 잘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
파타야(태국)=공동취재단
사진=대구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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