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국재환 기자]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AFPBBNews=뉴스1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고 있다. 5경기 연속 안타와 더불어 타율도 0.333을 기록 중이며, 홈런도 2개를 때려내는 등 공수 양면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의문의 눈초리를 보냈던 현지 언론들도 조금씩 강정호에 대한 시선을 바꿔가는 중이다.
피츠버그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스프링캠프 때만 하더라도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의문스러운 선수였다. 특히 타격 시에 레그킥 문제로 인해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패스트볼 구속에 적응할 수 있을지가 가장 미지수였다. 그러나 그는 최근 7경기에서 주전 3루수로 낙점 받았던 조시 해리슨을 제치고 5경기에 선발로 출장했으며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패스트볼을 상대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강정호가 피츠버그와 계약을 맺을 때만 하더라도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면에서도 많은 우려가 모아졌다. 위 매체가 언급한 것처럼 타격 시에 레그킥이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패스트볼을 치는데 방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는 "업계 관계자들은 KBO리그 투수들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이 88-89마일(약 142km/h-143km/h)수준으로, 강정호가 평균 92.1마일(지난 시즌 기준-약 148km/h)에 달하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패스트볼을 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며 강정호 영입 당시의 부정적인 분위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받고 있는 강정호는 보란 듯이 자신을 둘러싼 편견과 걱정을 지우고 있다.
강정호는 지난 7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아롤디스 채프먼의 100마일(약 160km/h)짜리 패스트볼을 때려 2루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지난 11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는 상대 선발 타일러 라이언스의 93마일(약 150km/h)짜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PNC파크의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2호 솔로 아치(비거리 123m)를 그려냈다.
또한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에 따르면 12일 경기 전까지 강정호는 93마일 이상의 패스트볼을 상대로 한 성적에서도 16타수 7안타(타율 0.462)를 기록했으며, 12일 경기에서도 93마일 이상의 패스트볼을 통타해 시즌 4번째 2루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 중 93마일 이상의 패스트볼을 때려 만들어낸 2루타는 3개에 달한다.
강정호 역시도 빅 리그 투수들의 패스트볼에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이다. 강정호는 이날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패스트볼을 때릴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피츠버그를 이끄는 클린트 허들 감독도 "강정호가 잘 치고 있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강정호는 또한 레그킥에 대해서도 "(상대하는) 투수에 따라 다르다. 리그에는 나 말고도 레그킥을 사용하는 타자들이 많다. 2스트라이크 이후라도 상대 투수의 타이밍을 잘 안다면 레그킥을 사용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실제 강정호는 채프먼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 3볼의 상황에 몰렸지만, 타이밍을 잘 예측해 레그킥이 가미된 타격 폼으로 2루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현재까지는 더할 나위 없이 메이저리그에 잘 적응하는 모습이다. 자신의 진가를 빅 리그에서도 발휘하기 시작한 강정호가 꾸준히 지금의 활약을 이어가게 될지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국재환 기자 jk_ku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