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내가 잡는다?' 류현진, 9이닝당 10.05개 삼진···역대 최고치
입력 : 2020.09.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투수들에게 탈삼진 능력이 요구되는 이유를 오늘 경기에서 류현진(33,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보여줬다.

3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류현진은 6이닝 1실점,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3승째를 달성했다. 올해 최고 투구 수(99개)를 기록하며, 6경기 연속 1자책점 이하 경기를 이어갔고 평균자책점을 2.92에서 2.72로 내렸다.

류현진의 2020시즌 기록은 8경기 3승 1패, 43이닝 12볼넷 48탈삼진, 평균자책점 2.72, fWAR 1.3이 됐는데 그중 흥미로운 숫자가 눈에 띄었다.

류현진의 9이닝당 삼진 개수가 10.05로 10개를 넘어간 것. 류현진이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했던 최고치는 2018년의 9.73개로 10개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9이닝당 8.03개의 삼진만을 잡아내며 사이영 상 2위에 올랐던 류현진은 아직 50이닝도 채 되지 않았지만 삼진율이 급격히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오늘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2회 말, 토론토의 야수들은 브라이언 앤더슨의 타구를 서로 미루는 바람에 어정쩡한 안타를 내줬다. 뒤이어 코리 디커슨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2루수 조나단 비야가 해결하지 못했고, 루이스 브린슨이 땅볼로 주자들을 진루시키면서 류현진은 1사 2, 3루의 위기에 몰렸다.

결국 류현진은 후속 타자들을 모두 직접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났고, 이런 모습을 5회와 6회에도 이어졌다. 5회 말 2사 1, 2루, 6회 말 2사 3루의 위기 모두 류현진은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런 경기가 오늘 하루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당장 지난번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도 내야수들의 실책으로 류현진의 6이닝 무실점 경기는 6이닝 2실점(1자책점) 경기로 둔갑했고, 그때로 류현진은 팻 발라이카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스스로 마무리해야 했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선의 롭 롱리 기자 역시 "이런 모습을 보고 류현진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류현진은 토론토에 입단한 후 이런 모습을 많이 봤다"면서 류현진이 계속해서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야수들이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다. 노력하다 그런 것일 뿐"이라면서 야수들을 감쌌다.

류현진이 계속해서 많은 삼진을 잡아내는 것은 여전히 구위가 살아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투구 수를 늘려 류현진을 비롯한 선발 투수들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게 만들고, 장기적으로 불펜의 부담을 늘려 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토론토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수비진의 안정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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