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도 긍정적으로’ UFC 김지연, “공백기에 얻은 게 더 많았다”
입력 : 2021.09.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불주먹’이란 링네임을 가졌지만, 케이지 밖에선 긍정적이고 웃음이 많았다. UFC에서 활약하는 국내 유일 여성 파이터 김지연(31)이 약 1년여만의 케이지에 오른다.

김지연은 오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UFC 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여성 플라이급에서 몰리 맥칸(31, 영국)과 맞대결을 펼친다.

김지연은 지난 1일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맥칸전 준비와 근황 등을 전했다.

김지연과 맥칸 모두 최근 치른 경기 결과는 좋지 못했다. 김지연은 연패로 빠지지 않기 위해 맥칸은 2연패 탈출을 위해 승리가 절실하다.

김지연은 “맥칸은 굉장히 터프하고 좋은 복싱 기술을 가졌다. 태클 능력도 좋다. 다만 신체 조건에서 내가 유리하기에 거리를 두면서 임할 생각이다. 또 내가 타격가기 때문에 그런 면은 보여주고 싶다. 상대 선수가 터프하지만 크게 휘두르는 모습이 있어서 빈틈이 많다고 생각한다”라며 공략법을 밝혔다.

2017년 6월 UFC에 데뷔한 김지연은 3승 3패를 기록 중이다. 6경기를 치렀지만,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다. 2021년 목표는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부상에 발목 잡혔다. 가장 최근 시합은 2020년 8월. 1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

“아무래도 선수 생활을 하다 보면 더 많은 시합을 뛰며 준비한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치지 않고 많이 뛰는 걸 원했지만 자꾸 부상이 생겼다. 많이 힘들었다. 내가 더 똑똑하게 훈련하지 못하고 몸 관리를 못 한 거로 생각한다.”

“미국에는 4월에 왔으니 5개월째가 됐다. 8월에 잡혔던 시합이 미뤄지면서 9월까지 왔다. 에이전시와 팀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복귀가 늦어지면서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훈련을 통해 얻은 게 더 많다. 그러기에 복귀가 길어진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시합을 자주 나가면 좋았겠지만, 더 알차게 보여주는 것도 의미 있다고 본다. 부상 관리를 철저히 하겠지만 잘 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저앉지만은 않았다. 새로 계약한 에이전시의 권유로 미국 훈련 캠프에 참가했다. 시합이 늦게 잡혔지만 다른 환경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며 새롭게 눈을 떴다.

“잦은 부상과 수술을 거치며 선수 생활을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훈련하며 마음이 많이 바뀌었다. 이렇게 하면 챔피언을 할 수 있다는 생각과 다시 랭킹에 진입하고 더 좋은 기회를 얻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김지연은 미국에서 차린 캠프에서 많은 걸 배워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성 파이터의 수가 적기에 남자 선수들과 훈련하며 다치기도 했지만, 현지에서는 다양한 여성 선수들과 효율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

“훈련에서는 한국보다 라스베이거스가 나은 거 같다. 한국은 코로나19로 인한 한계도 있지만, 이 곳은 내 체급의 여성 선수도 많다. 외국 지도자, 선수들과 마인드도 잘 맞는다. 훈련 때 나에게 에너지를 주니 몸 안에 있는 게 살아났다. 기량도 많이 늘고 심적으로도 많은 성장을 했다.”

물론 미국에서의 훈련이 쉬운 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비용이다. 쉽게 해외로 나가는 게 망설여지는 이유다.

“이제까지 UFC에서 싸우며 받은 돈을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왔다. 이번 파이트 머니에서도 퍼센트를 나누는 것으로 했다. 대신 UFC PI에서 도시락, 컨디셔닝 등을 지원해준다. 발전하고 싶어 왔다. 나도 해외로 오는 게 두려웠지만 자신을 믿고 나온다면 기회를 더 얻을 수 있을 거 같다.”

끝으로 김지연을 설명하는 말 중에는 ‘국내 유일 UFC 여성 파이터’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다른 여성 선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항상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단어다. 그러나 김지연은 외로움이란 말 대신 책임감을 꺼냈다.

“혼자 여성 파이터라 외로운 건 아니다. 외롭다기보단 책임감이 크다. 내가 잘하고 한국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나를 보고 따라오는 선수들에게 좋을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한다. 그런 책임감 때문에 외로움보단 무게감을 많이 느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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