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고 싶어요” 이청용은 울산 유스 주장의 꿈이다
입력 : 2022.09.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쭈뼛쭈뼛.

“인터뷰 처음이죠?”

“네...”(시선 잃은 눈동자)

이제 초등학교 6학년, 인터뷰 자체가 어색하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팀의 리더답게 누구보다 용맹한데, 미디어 노출은 처음이라 생소하고 부끄러울 수밖에 없다. 호랑이 엠블럼 앞에서 사진을 찍을 때도 잔뜩 얼었다.

“우진아! 긴장 좀 풀어~”

울산현대 U-12팀 주장 정우진(13) 이야기다.

울산 U-12팀은 이미 전국구 강호로 소문났다. 올해도 세 대회에서 울산권역 초등리그(우승), GROUND.N K LEAGUE U-12 챔피언십(1위), 화랑대기 유소년 축구대회(전승)에서 성과를 냈다.

정우진군은 축구가 좋아서, 축구의 소질이 있다는 주변의 권유로 입단 테스트를 받고 고향인 부산을 떠나 울산으로 왔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정우진군은 “인터뷰가 처음이라 많이 낯설어요”라고 운을 뗐다.

어떻게 축구를 시작했느냐는 물음에 “어릴 때 부산 광안리 쪽에 살았어요. 7세 때 스포츠클럽을 다녔는데, 축구선수 출신인 선생님의 추천으로 축구를 하게 됐어요. 공개 테스트를 받고 합격해서 1학년 때 엄마랑 울산으로 왔어요. 벌써 이곳에 온지 5년이 됐네요.”



울산 U-12팀 박창주 감독은 정우진군을 향해 “우진이는 축구 센스가 뛰어나고 흐름을 읽을 줄 안다”고 칭찬했다.

정우진군에게 박창주 감독에 관해 묻자 “굉장히 자상하신데, 따끔하게 지적해주실 때는 확실히 해주세요. 제가 생각했던 감독님이에요. 우리 할아버지를 좋아하고 존경하는데, 감독님은 할아버지 같아요”라며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박창주 감독은 아이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축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다. 특히 멘탈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시기인 만큼 평소 선수들과 자주 대화를 한다.

정우진군은 “감독님이 경기 전에 ‘긴장하지 마, 너희가 가장 잘한다, 본인의 플레이를 하라’고 조언해주세요. 경기 중에는 사기를 올려주시고, 끝나고는 수고했다, 훈련장에서는 ‘연습했던 게 경기에서 나오니까 집중하자’는 말씀을 해주세요”라고 전했다.



정우진군은 올해 3월 주장을 맡았다. 우진군을 포함해 몸담고 있는 선수들은 왼쪽 가슴에 있는 호랑이 엠블럼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

“완장을 차고 나서 팀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프로팀에 있는 (이)청용 선수처럼요. 대회에 나가면 상대들이 우리를 이기려고 열심히 해요. 이때 우리는 팀으로 뭉쳐 더욱 열심히, 매 경기 같은 마음으로 임해요”

정우진군은 포지션을 변경했다. 과거에 최전방에서 마무리를 했다면, 이제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주는 역할이다. 프로팀 주장인 이청용과 같은 룰이다.

그는 “예전에 공격수였어요. 사실, 공격수가 편한데 팀을 위해 미드필더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뛴지 얼마 안 됐고, 헷갈리는 면도 있으나 점차 익숙해지고 있어요”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성장하는 선수들 누구에게나 롤모델은 있다. 울산은 전현직 대표팀 선수들의 집합소다. 클럽하우스 안에 TV나 인터넷으로 보던 스타들이 돌아다닌다. 정우진군은 블루드래곤 이청용을 동경한다.

“이청용 선수를 보면서 나도 커서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플레이는 물론이고 팀원을 다독이는 따뜻한 마음을 닮고 싶어요”라면서, “그리고 여러 스킬을 겸비한, 특히 원스탭 원터치 플레이가 뛰어난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의 플레이를 연구하고 싶어요. 디디에 드로그바도 좋아해요”라고 털어놓았다.

이런 우상들의 활약을 지켜보고 노력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그렸다. 정우진군은 “솔직히 축구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힘들어요. 그렇지만 제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후회 없이 달리고 싶어요. 스피드를 살려 페인팅을 쓰고 간결하게 치고 나가는 플레이가 제 장점이에요.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훈련하고 팀적으로도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될 거예요”라며 앞으로 울산의 명성을 드높이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울산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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