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학폭 유족 울린 권경애 “3년간 9000만원 갚겠다” 각서 쓰고 잠적

'학교폭력 소송 불출석'으로 논란이 된 권경애(58·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가 피해 유족에 각서를 남기고 잠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SBS 보도에 따르면 연락 두절 상태인 권 변호사는 자신이 임의로 정한 9000만원을 3년에 걸쳐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에게 갚겠다는 각서를 작성했다.

현재 유족 대리인인 양승철 변호사는 "(유족 측은) 합의하고 쓴 게 아니라 본인(권 변호사)이 일방적으로 써서 줬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권 변호사가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을 대리한 뒤 재판에 3차례나 불출석해 소송이 물거품 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8-2부는 학폭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박모양 유족이 학교법인과 가해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지난해 11월 24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해당 소송은 박양이 숨진 다음 해인 2016년 제기됐다. 1심은 서울특별시·학교법인·교직원·가해자 34명 피고 중 1명에게 책임이 있다며 지난해 2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냈다.

이에 유족이 불복해 항소했지만 소송대리인의 '3회 불출석'으로 패소했다. 민사소송법은 항소심 소송 당사자가 재판에 3회 출석하지 않으면 항소를 취하한 것으로 판단한다.

권 변호사는 불출석뿐 아니라 항소심 판결이 선고됐는데도 이 사실을 5달여 동안 피해 유족에 알리지 않았다. 이에 상고 시기도 놓쳐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유족은 지난달 31일 권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해미르 사무실을 방문한 뒤 자신이 최종 패소한 사실을 알고 통곡했다. 게다가 배상은커녕 패소에 따라 상대방 소송 비용까지 물어줘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유족은 권 변호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권 변호사는 언론사와 접촉을 피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비활성화한 상태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는 권 변호사를 대해 조사위원회 회부를 준비하고 있다. 변호사에 대한 징계는 △영구 제명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000만원 이하 과태료 △견책으로 나뉜다.

소송 피고였던 서울시교육청은 소송 비용 회수 포기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권 변호사는 조국 전 법무부 전 장관을 비판한 이른바 '조국 흑서'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