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생후 3일 신생아 길에 버려…20대 친모, 징역 5년
입력 : 2023.06.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한파 속 생후 3일 신생아 길에 버려…20대 친모, 징역 5년

검찰이 남자친구와 강릉 여행을 갔다가 몰래 출산, 사흘 뒤(출산)병원을 찾아가 아이를 데려와 영하의 날씨 속 길에 내다 버린 20대 친모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인천지검은 20일 오전 인천지법 제14형사부(재판장 류경진)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피해아동을 출산한 지 3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주거지에 머물면서 휴식을 취하고 남자친구와 양육문제를 상의했다"며 "이후 다시 병원에 가서 범행을 했는데,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진 상황에서 범행한 것이라고 전혀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친모로서 보호의 의무를 저버리고 생후 3일 된 피해자를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범행으로 사인이 중대하다"며 "피해아동의 양육 의지도 보이지 않았고 범행 전후의 태도도 불량한점을 고려해달라"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 측 법률 대리인은 "피해자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영아살해죄가 인정돼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A씨 측은 앞선 공판에서 검찰이 기소한 죄명인 살인미수가 아닌 형량이 낮은 '영아살해죄'로 처벌해달라고 주장했다. 급작스러운 출산으로 인해 불안정한 정신상태가 유지된 상황에서 저지른 범행이라는 취지다.

영아살해죄는 분만 중 또는 직후의 영아를 살해한 때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살인죄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미수죄의 경우 형량 범위의 하한을 1/3, 상한을 2/3으로 각 감경 적용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영아살해죄보다는 더 무겁게 처벌된다.

A씨는 지난 1월20일 강원 고성군 죽왕면 송지호 자전거 둘레길 표지판 아래 출산 나흘째인 아기 B군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군은 오후 4시33분께 지나던 시민에 의해 발견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B군 구조 당시 기온은 영하 0.5도의 추위였고, B군은 저체온증 상태였다.

A씨는 이후 공조요청을 받은 경찰에 체포됐다.

조사결과 A씨는 임신 사실을 모르는 남자친구와 1월17일 강릉에 놀러왔다가 혼자 병원에가서 출산을 했다. 이후 18일 아이만 놓고 퇴원해 다시 남자친구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가 20일 다시 혼자 병원으로 찾아와 아이만 몰래 데리고 빠져나왔다.

A씨는 몰래 데리고 나온 아이를 비닐봉투에 넣어 한겨울 영하의 추위 속에 길거리에 아이를 버리고 달아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남자친구 사이에서 낳은 아기를 키울 마음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강원 고성경찰서에서 사건을 담당하면서 영아살해미수죄로 불구속 입건됐다. 그러나 이후 인천으로 이사를 하면서 인천지검으로 넘겨져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A씨가 '분만 직후 정신적 불안상태로 한 범행'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출산한 아기를 살해할 의도가 있다고 판단해 감경규정인 영아살해미수죄가 아닌 일반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지난 20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구속됐고 5일 뒤인 지난 4월25일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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