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플레이오프(PO) 1차전과 2차전에서 수비 실책으로 무너졌던 KT 위즈가 3차전에서 호수비 퍼레이드로 웃었다.

KT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무실점 승리의 바탕에는 선발 고영표(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와 손동현, 박영현, 김재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의 호투도 있었지만, 중요한 순간 나온 호수비들이 큰 역할을 했다.

KT는 홈에서 열린 1차전과 2차전 모두 결정적인 실책으로 경기를 내줬다. 1차전에서는 0-2로 뒤진 3회 초 박민우의 내야 뜬공을 3루수 황재균이 처리하지 못하고 실책을 저질러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이후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는 흔들리며 2점을 내줬다.


1-4로 벌어진 4회 초 무사 1루 상황에서는 쿠에바스가 김주원의 번트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2루 송구 실책을 저질러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쿠에바스는 폭투와 적시타 허용으로 1점을 더 내줬고 스코어 0-5에서 주자 1, 3루 상황을 만들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엄상백이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고 박건우의 희생플라이로 스코어는 1-6까지 벌어졌다.

이후 2사 1, 2루에서 권희동의 타구가 우중간을 향했고 중견수 배정대가 끝까지 쫓아갔지만 공은 글러브를 맞고 떨어져 2타점 3루타가 됐다. 비록 실책은 아니었지만 KT로서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결국 스코어는 1-8로 벌어졌고 KT는 최종 스코어 5-9로 패했다.

2차전 역시 실책이 화근이었다. 0-2로 뒤진 3회 초 무사 3루에서 손아섭의 1루 방면 땅볼을 1루수 박병호가 잡지 못하고 뒤로 흘렸다. 정상적으로 포구됐다면 3루 주자는 홈으로 들어올 수 없는 타이밍이었지만 실책으로 인해 스코어는 0-3으로 벌어졌다. KT가 2차전에서 최종스코어 2-3으로 1점 차 패배를 당했기 때문에 실점으로 연결된 박병호의 실책은 더욱 뼈아팠다.


벼랑 끝에 몰린 KT는 3차전에서 수비 집중력이 살아났다. KT가 2-0으로 앞선 2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오영수의 1루 방면 타구가 강하게 튀어올랐고, 박병호가 이 타구를 점프하며 팔을 쭉 뻗어 잡은 뒤 2루에서 선행 주자를 처리했다.

4회 말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권희동의 타구가 중견수 방향으로 애매한 위치에 떨어지는 걸 배정대가 빠르게 달려나와 집중력 있는 슬라이딩 캐치로 아웃을 만들었다.

7회 말에는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와 황재균의 호수비가 빛났다. 7회 말 마틴의 날카로운 안타성 타구를 2루수 박경수가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 후 역동작 송구로 처리했다. 마치 2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명장면을 떠오르게 만드는 호수비였다. 다음 타자 권희동 타석에서는 빗맞은 타구가 마치 번트처럼 투수 옆 애매한 공간에 떨어졌는데 3루수 황재균이 빠르게 달려나와 깔끔한 러닝 스로로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KT는 3-0의 크지 않은 리드 상황에서 베테랑들의 호수비로 NC의 추격 의지를 꺾을 수 있었다.


정규시즌 KT는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팀 실책이 100개 미만(99개)인 팀이었다. 그러나 PO 1차전과 2차전에서는 2경기 연속 실책 2개씩을 기록하며 수비가 흔들렸다. 3차전에서 수비가 안정을 찾자 투수들은 호투로 화답하며 반격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경기 감각을 되찾은 KT가 3차전 호수비를 발판 삼아 4차전에서도 철벽 수비로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