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떠나는 날까지 '헌신', 이런 선수 또 없습니다...'Thank You 권순형'
입력 : 2024.03.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이보다 더 완벽한 결말이 있을까. 현역 은퇴를 선언한 권순형은 마지막 인사까지도 역시 '권순형' 다웠다.

올해 현역 은퇴를 선언한 권순형에게 제주는 남다른 존재였다. 15년 프로 커리어 중에서 무려 7년을 제주에서 보냈다. 2012년 제주 유니폼을 입은 권순형은 군 복무 기간(2014~2015)을 제외하고 2019년까지 선수로서 전성기를 제주에서 보냈다. 권순형이 "제주는 선수로서 가장 좋은 시절을 보낸 팀"이라고 말했을 정도.

제주에서만 리그 183경기에 출전해 14골 24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2016시즌 활약은 눈부셨다. K리그1 무대에서 37경기에 출전해 5골 8도움을 기록했다. 2017시즌에도 팀 기여도(팀내 최다 도움)와 준우승이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잡았다. 순도 높은 영향력으로 ‘권순형 골 + 다득점 = 제주 승리’라는 방정식까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홀로 빛나는 별은 없다. 코칭스태프와 동료, 그리고 팬들은 기록지에 드러나지 않는 그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 바로 팀을 위한 헌신이었다. 제주에서 주장 완장을 차면서 남다른 리더십을 선보였으며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 또한 중원의 든든한 한축으로 '美드필더 듀오' 송진형부터 이창민, 윤빛가람까지 수많은 파트너들을 빛나게 만들었다.

제주도 이러한 '헌신'을 잃지 않았다. 제주는 3월 30일(토)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4라운드 홈 경기에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권순형을 초대했다. 현역 은퇴 후 축구교실 운영뿐만 아니라 축구와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권순형을 팬들과 함께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해서다.

이날 권순형은 선수로서 마지막 챕터까지 '헌신'으로 마무리했다. 권순형다운 결말이다. 충분히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순간에도 팀과 팬,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조명했다. 권순형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던 제주 관계자는 "역시 권순형다운 모습이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날까지 헌신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귀감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권순형은 이날 경기 시작 전에 제주 유소년팀(U-12~18) 학부모를 모시고 강연을 진행했다. K리그 경험, 비결 등과 함께 부모 관점에서 어린 선수를 바라보는 시선에 관해 이야기를 전달하며 참여자들의 큰 울림을 이끌어냈다. 권순형은 "프로 경험이 풍부한 멘토가 조언해줬으면 더 좋은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내 아쉬움에 더 열정적으로 임했다."라고 말했다.




경기장 밖에서 진행된 팬 사인회에서도 권순형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환한 미소로 정성껏 사인을 해주고 팬들과 기념 사진도 찍었다. 하프타임 그라운드 위에서 진행한 마지막 인사에서도 가족들과 함께 등장해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팬들과 많은 추억을 남겼다. 자신의 은퇴 기념 애장품 퀴즈까지 진행하며 남다른 여운도 남겼다.



구단에서는 이러한 권순형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특별 제작한 공로패와 권순형의 이름과 등번호가 마킹된 은퇴 기념 유니폼을 전달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선수들뿐만 아니라 고려대 동기인 김근배와 정운, 구자철도 권순형의 마지막 인사를 빛내주기 위해 자리를 함께 했다.

N석에서 제주의 머플러를 펼치며 팬들의 열렬한 성원을 배경 삼아 사진을 남긴 권순형은 "비록 그라운드를 떠나는 건 아쉽지만 선수로서 마지막 인사와 새로운 도전의 시작을 제주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특별했다. 나는 스페셜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제주와 함께 했을때 스페셜했다. 그래서 한걸음이라도 더 뛰고자 했다. 오늘 마지막 인사에도 그랬다."라고 말했다.

권순형의 마지막 인사 대한 제주의 답사는 이날 경기장에 걸린 한 제주 팬의 현수막 문구가 적절하지 않을까.

권순형 그대가 있어 우린 행복했습니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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