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전체 1순위 김진욱(22)이 선발진의 희망이 되어가고 있다.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진욱은 강릉고 시절 전국에서 손꼽히는 '초고교급' 왼손 투수였다. 안정적인 제구력과 뛰어난 구위를 바탕으로 '제2의 류현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학년 때인 2019년 이미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롯데는 김진욱이 주형광, 장원준의 뒤를 잇는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성장하길 기대했다.
기대와 달리 김진욱은 롯데에서 성장이 정체됐다. 가장 큰 문제는 들쑥날쑥한 제구였다. 김진욱은 지난 3시즌 동안 9이닝당 볼넷(BB/9)이 무려 7.90에 달했다. 김진욱은 128⅔이닝 132탈삼진(9이닝당 9.23개)을 기록할 정도로 구위가 좋았지만 사사구를 남발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시즌 초반 김진욱은 영점이 완전히 잡히지 않아 1군이 아닌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는 2군에서 선발로 나서며 차분히 자신의 때를 기다렸다. 김진욱이 퓨처스리그에서 7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2.97로 호투하자 김태형 감독이 그를 불렀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5월 김진욱을 1군에 전격 콜업했다.
김진욱은 1군에서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진욱은 2024시즌 9경기(선발 8경기) 3승 평균자책점 4.14의 준수한 성적 기록하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 자신의 숙제였던 제구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지난해 7.18개에 달했던 9이닝당 볼넷을 3.92까지 낮췄다.
김진욱의 활약은 후반기 더욱 빛나고 있다. 13일 KT 위즈전(5⅓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기분 좋게 후반기를 시작한 김진욱은 1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2번째 퀄리티 스타트(6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2실점)를 기록하며 시즌 3승을 수확했다. 김진욱이 등판한 이 경기는 롯데가 삼성과의 주말 시리즈에서 거둔 유일한 승리였다.
롯데는 시즌 내내 하위 선발에 구멍이 발생해 선발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수 전향 후 롯데의 희망이 됐던 나균안은 지난 6월 KIA 타이거즈전 등판 전날 밤 음주 사실이 드러나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인복은 20일 삼성전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3이닝 4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7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나균안(2승 7패 평균자책점 9.05)과 이인복(3패 평균자책점)은 나란히 9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진욱은 롯데의 한 줄기 빛이 되어가고 있다. 김진욱이 없었다면 나균안과 이인복의 부진으로 인해 4~5선발이 완전히 붕괴될 수 있었다. 조금씩 잠재력이 만개하고 있는 김진욱은 만년 유망주가 아닌 롯데에 꼭 필요한 선발 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