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역대 최고의 41세 타자가 탄생했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4번타자 최형우가 2017년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의 타점 기록을 뛰어넘으며 경이로운 활약을 이어갔다.
최형우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9회 초 역전 스리런 포함, 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1사구를 기록했다. KIA는 타선에서 나란히 3타점을 기록한 최형우, 최원준의 활약과 9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 끝에 한화를 8-7로 꺾고 시리즈 스윕을 달성했다. 1위 KIA(57승 35패 2무)는 6연승을 내달리며 5연승을 질주한 2위 LG 트윈스(51승 42패 2무)와 6.5경기 격차를 유지했다.
이날 최형우는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 상대로 1회 몸에 맞는 볼 출루 이후 줄곧 침묵했다. 3회 삼진, 4회 1루 땅볼로 돌아섰다. 7회에도 바뀐 투수 한승혁에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사이 KIA는 4회 초 5-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회(3실점)와 6회(4실점) 연달아 빅이닝을 내주며 5-7로 끌려갔다.
잠잠했던 최형우는 마지막 순간 존재감을 발휘했다. 9회 1사 1, 2루에서 다섯 번째 타석을 맞이한 최형우는 한화 마무리 주현상과 맞붙었다. 최형우는 주현상 상대로 볼카운트 3-1의 우위를 점한 뒤, 5구째 129km/h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중간 뒤 125m 홈런을 기록했다. 극적인 스리런으로 KIA의 8-7 역전을 이끌며 해결사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후 KIA는 9회 말 마무리 전상현이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키며 활짝 웃었다.
최형우는 이번 시즌 0.295(329타수 97안타) 19홈런 89타점 OPS 0.913을 기록하며 나이를 잊은 듯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타점 부문에서 2위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78타점)와 격차를 크게 벌리며 단독 1위를 질주했다. 올해 41세 시즌을 맞이한 베테랑이라기엔 믿을 수 없는 활약이다.
20일까지 86타점을 기록했던 최형우는 이날 3점 홈런으로 3타점을 추가하며 새로운 기록을 작성했다. 이번 시즌 89타점을 기록한 최형우는 2017년 이승엽의 87타점을 뛰어넘어 역대 최고의 41세 타자로 등극했다. KBO 역사상 41세 시즌에 70타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지금까지 2006년 펠릭스 호세(78타점)와 2017년 이승엽(87타점)밖에 없었다. 최형우는 94경기 만에 두 전설의 기록을 뛰어넘으며 경이로운 페이스를 이어갔다.
최형우는 후반기 들어 10경기에서 타율 0.375(32타수 12안타) 3홈런 16타점 OPS 1.188을 기록하며 전반기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144경기로 환산했을 때 무려 136타점을 기록할 수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선두 KIA 타선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아직 50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최형우는 남은 시즌 타점을 추가할 때마다 새로운 기록을 작성한다. 우선 KBO리그 역사상 첫 41세 시즌 100타점 기록이 곧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41세 시즌 100타점은 100년 넘는 메이저리그도 단 두 명밖에 없는 대기록이다. 1992년 데이브 윈필드(108타점)와 2016년 데이비드 오티스(127타점)만 ‘세월의 벽’을 극복했다. 신인 시절 왼손 거포 오티스를 우상으로 삼고 등번호 34를 달았던 최형우는 우상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한국 야구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사진 = 뉴스1, 뉴시스, 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