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감독의 백허그 리더십에 대투수가 응답했다...양현종, 조기 강판 충격 털고 95구 완투승
입력 : 2024.07.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이범호(43) 감독의 진심이 양현종(36)에게 전달된 것일까. 양현종이 올 시즌 최고의 투구로 직전 등판 부진의 쓰라린 기억을 깨끗하게 털어냈다.

양현종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9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잠신 1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팀이 8-1 승리를 거두면서 양현종은 시즌 7승(3패 평균자책점 3.82)째를 수확했다.

1회 초 양현종은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권희동의 진루타로 1사 2루에 몰렸다. 득점권 위기에서 박건우를 상대한 양현종은 직선타를 직접 잡아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2루 주자 박민우가 미처 귀루하지 못한 상황에서 양현종은 침착하게 2루로 공을 던져 세 번째 아웃카운트까지 처리했다.

2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한 양현종은 3회 초 박시원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박세혁을 중견수 뜬공, 서호철과 박민우를 유격수 땅볼로 손쉽게 처리하며 추가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4회를 8구 만에 삼자범퇴 처리한 양현종은 5회 초 김휘집을 삼진으로 잡은 뒤 천재환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냈지만 양현종은 흔들림 없이 박시원을 2루수 땅볼, 박세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막았다.

KIA가 6-0으로 크게 앞선 6회 초 양현종은 첫 점수를 내줬다. 선두타자 서호철에게 던진 4구째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허용했다.

피홈런 이후 양현종은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6회부터 9회까지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치며 남은 이닝을 완벽하게 정리했다. 9회까지 틀어막는 데 필요한 투구 수는 95개에 불과했고, 스트라이크 비율은 무려 77.9%(75구)에 달했다.





양현종은 직전 등판이었던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⅔이닝 7피안타 3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은 처음이었다. 팀이 10-5로 승리하면서 양현종은 승리도 패전도 기록하지 않았다.

이날 가장 화제가 된 장면은 이범호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양현종을 백허그하는 모습이었다. KIA가 9-5로 앞선 5회 초 2사 1, 2루에서 이범호 감독은 승부처라고 판단해 양현종을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1아웃만 잡으면 5회를 채울 수 있었던 상황에서 정재훈 코치가 마운드에 오르자 양현종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강판 이후에도 좀처럼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이범호 감독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에이스' 양현종에게 다가가 뒤에서 그를 껴안고 얼어붙은 마음을 녹였다. 자신을 믿어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던 양현종은 감독의 진심을 느끼고 마음을 다잡았다.

올해로 데뷔 18년 차를 맞은 양현종은 윌 크로우, 이의리, 윤영철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선발진에서 19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3.82의 준수한 성적으로 묵묵히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이닝에 대한 욕심이 큰 양현종은 지난 등판 5회를 채우지 못했던 아쉬움을 9이닝 95구 완투승으로 만회하며 감독의 믿음에 완벽히 보답했다.



사진=OSEN, KBSN스포츠·티빙 중계 화면 캡처,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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