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론·패전·블론·블론에 5점 차 방화까지...'이닝 못 지운' 김원중, 가을야구 희망 지웠다
입력 : 2024.08.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5점의 리드도 소용없었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김원중(31)이 또 다시 무너지며 팀을 연패에 빠뜨렸다.

김원중은 7월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 9회 등판해 ⅔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롯데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11-12로 재역전패를 당하며 2연패에 빠졌다.

경기 초반 양 팀은 4회까지 5점씩 주고 받는 난타전을 펼쳤다. 롯데는 5회 황성빈의 적시타와 윤동희의 스리런 홈런으로 4득점 빅이닝에 성공했고, 7회 손호영의 적시타로 10-5까지 격차를 벌렸다.

김원중은 9회 말 5점의 넉넉한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김원중은 선두타자 오태곤을 2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다음 타자 전의산을 상대로 0-2 유리한 카운트를 만든 김원중은 3구째 포크볼이 가운데 몰려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1사 1루에서 김성현을 상대로는 6구 연속 패스트볼을 던져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이어 최지훈에게 던진 초구 포크볼을 공략당해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김원중은 2-2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지만, 5구째 포크볼을 얻어맞아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지는 1사 만루에서 박성한을 상대로는 무려 11구 중 10구를 포크볼로 던진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희생플라이 타점을 내줬다.

어느덧 스코어는 10-7로 좁혀졌고, 2사 1, 2루의 위기는 계속됐다. 에레디아를 상대로 던진 패스트볼이 2구 연속 볼이 되자 김원중은 다시 포크볼을 일변도의 투구를 펼쳤다. 풀카운트에서 7구째 포크볼이 완벽하게 떨어지지 않았고, 결국 에레디아의 힘찬 스윙에 걸렸다.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스리런 홈런이 됐다. 스코어는 10-10, 5점의 리드가 날아가 버린 순간이었다.



이후 롯데는 연장 12회 초 1사 만루에서 정훈의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11-10 다시 리드를 잡았다. 12회 말 무사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현도훈이 김민식의 직선타를 잡은 뒤 2루에 던져 2개의 아웃카운트가 올라가는 순간 승리의 여신은 롯데의 편을 드는 듯했다. 그러나 2사 1루, 볼카운트 2-2에서 현도훈이 던진 5구째 슬라이더는 실투가 됐고 오태곤이 끝내기 투런포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롯데는 무려 8명의 불펜을 투입하고도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며 2연패 늪에 빠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뼈아팠던 것은 마무리 투수 김원중의 믿을 수 없는 부진이었다.



악몽은 7월 21일 삼성 라이온즈전(⅔이닝 2실점)부터 시작됐다. 김원중은 5-4로 앞선 8회 말 1사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그러나 9회 말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볼넷을 내준 뒤 루벤 카데나스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맞고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기록했다.

이틀 뒤인 23일 LG 트윈스전(⅓이닝 1실점)에서는 1-1로 팽팽하게 맞선 9회 초에 등판해 선두타자 오스틴 딘에게 안타를 맞은 뒤 문보경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김현수에게 적시타를 맞아 1-2로 리드를 내줬다. 이후 박동원에게 볼넷까지 내준 김원중은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이날 패전투수가 됐다.

25일 LG전(1이닝 1실점)에서도 방화는 이어졌다. 6-5로 앞선 9회 초에 출격한 김원중은 오지환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오스틴과 문보경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위기를 자초했다. 박동원을 삼진으로 처리해 2사 1, 2루를 만들었으나, 구본혁에게 동점 적시타를 내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3경기 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인 김원중은 이틀 휴식 후 28일 NC 다이노스전(1⅓이닝 무실점)에 다시 승리를 지킬 기회를 잡았다. 6-5로 앞선 8회 말 2사 2루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원중은 맷 데이비슨에게 볼넷을 내준 뒤 권희동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였다. 이후 6-6의 스코어를 유지한 채 9회 말까지 책임진 김원중은 팀이 10-6 역전승을 거두면서 쑥스러운 승리투수가 됐다.



김태형 감독은 앞선 4경기서 2번의 패전과 3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김원중을 끝까지 믿었다. 비교적 여유 있는 5점의 리드 상황에서 마운드를 맡겼지만,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고 밋밋한 변화구가 몰려 얻어맞는 그림이 반복됐다. 감독의 믿음은 충격적인 패배로 돌아왔다.

부진의 늪에 빠지기 전 김원중은 7월 17일까지 33경기서 3패 16세이브(2블론) 평균자책점 2.19의 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단 5경기 만에 평균자책점은 3.95로 폭등했고, 블론세이브(5개)는 1위 그룹(6개)에 1개 뒤진 공동 4위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 최악의 출발을 보였던 롯데는 6월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전반기를 8위(35승 3무 42패 승률 0.455)로 마쳤다. 순위는 하위권이었지만 5위와 3경기 차에 불과했기 때문에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후반기 속에 최저 승률(6승 12패 승률 0.333)을 기록하며 5위 두산 베어스(53승 2무 50패 승률 0.515)와 8경기 차 9위(41승 3무 54패 승률 0.432)로 떨어졌다. 투타 엇박자로 흔들린 롯데는 설상가상으로 믿었던 마무리 투수마저 무너져버렸다. 이닝을 지워야 할 김원중은 가을야구 희망을 지웠고, 롯데는 5강 경쟁이 아닌 꼴찌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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