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열흘을 기다렸지만 돌아온 것은 무기력한 스윙과 무성의한 수비였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루벤 카데나스(27)가 복귀전에서 감독과 동료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삼성은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서 8-5로 역전패했다. 4연승을 마감한 삼성(56승 2무 49패 승률 0.533)은 3연패에 빠진 2위 LG 트윈스(54승 2무 47패 승률 0.535)에 게임 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3위를 유지했다.

이날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카데나스의 출전 여부였다. 7월 26일 KT 위즈전에서 첫 타석에 헛스윙을 한 뒤 허리에 통증을 느껴 교체된 카데나스는 이후 열흘 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병원 정밀 검진 결과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부상 부위에 대한 불안감을 느껴 출전을 꺼렸다.

카데나스는 삼성이 5-8로 뒤진 8회 말 1사 1루에서 김현준의 타석 때 대타로 출전했다. 11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카데나스는 김범수를 상대로 1-2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뒤 4구째 바깥쪽 패스트볼 유인구에 무기력하게 배트를 돌리며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공격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한 카데나스는 중견수로 수비에 나섰다. 9회 초 한화 선두타자 김태연은 삼성 이승현을 상대로 좌중간을 향하는 타구로 안타를 만들었다. 우익수 방면으로 수비 위치를 잡고 있던 카데나스는 전력 질주를 하지 않고 천천히 타구를 따라가 공을 잡은 뒤 큰 포물선을 그리는 '아리랑 송구'로 유격수 이재현에게 공을 연결했다. 그 사이 김태연은 1루를 돌아 2루에 여유있게 도착했다.

카데나스의 수비를 본 투수 이승현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충분히 단타로 막을 수 있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카데나스는 무성의한 플레이로 투수를 득점권 위기에 빠뜨렸다. 박진만 감독은 문책성 교체로 분노를 드러냈다. 대수비 김헌곤과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카데나스에게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는 싸늘했다.



지난달 10일 데이비드 맥키넌의 대체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카데나스는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서 타율 0.400(15타수 6안타) 2홈런 5타점을 몰아치며 복덩이가 될 조짐을 보였다. 특히 7월 21일 경기에서는 극적인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터뜨려 영웅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7월 24일 한화전에서 카데나스는 멀티히트를 기록할 때까지만 해도 삼성의 외국인 타자 교체 카드는 신의 한 수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5경기에서 타율 0.364(22타수 8안타) OPS 1.118로 펄펄 날았던 카데나스는 26일 KT전에서 허리 통증을 느낀 뒤 개점 휴업에 들어갔다.

답답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박진만 감독은 11일 만에 대타 카드로 카데나스를 활용했지만 돌아온 것은 무기력한 삼진과 무성의한 수비였다. 복덩이가 될 줄 알았던 카데나스가 팀 분위기를 해치는 '짐덩이'로 변해가면서 삼성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사진=OSEN, SBS 스포츠·티빙 중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