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다비드 데 헤아(33)가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피오렌티나는 9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데 헤아의 영입을 발표하게 됐다"며 "그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피오렌티나 선수로서 첫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데 헤아는 한때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이름을 떨쳤다. 2009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햇으며, 이케르 카시야스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2009/10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및 2010 UEFA 슈퍼컵 우승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1년 에드윈 반 데 사르 대체자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을 확정 지었다. 적응기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데 헤아는 입단 초기 중거리슛에 약점을 노출하며 아네르스 리네고르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2012/13시즌을 기점으로 절치부심한 데 헤아는 괴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상대 선수가 어떤 슛을 하든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틀어막았다. 약 11년 동안 545경기에 나서 190회의 클린시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구단 역사상 최다 기록이다.
맨유는 데 헤아의 활약에 힘입어 무려 8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프리미어리그, 유로파리그,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을 각각 하나씩 차지했고, 리그 컵(카라바오 컵)을 두 차례 품에 안았으며 세 개의 FA 커뮤니티실드를 진열장에 보관했다.
애석하게도 골키퍼의 빌드업 실력이 중요시 여겨진 2010년대 후반 들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0대가 되자 반사신경 또한 둔해진 면이 있었다. 결국 2023년을 끝으로 맨유와 동행을 마무리했다.
계약 만료 후에도 데 헤아를 찾는 팀은 많았다. 다만 발목을 잡은 건 데 헤아의 과한 주급 요구였다. 데 헤아는 맨유 시절 받은 37만 5,000파운드(약 6억 5,350만 원) 규모의 주급을 유지하길 원했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데 헤아는 내셔널리그(잉글랜드 5부 리그) 알트링엄에서 훈련을 받을 정도로 불러주는 팀이 없자 뜻을 굽히기로 결심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에 따르면 데 헤아는 피오렌티나와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1년 계약을 체결한다. 연봉은 300만 유로(약 45억 원). 자신이 전성기 때 받은 연봉에 비하면 무려 80%가 삭감된 수준이다. 데 헤아가 그라운드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피오렌티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