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번뜩이는 주루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뽐낸 김혜성(26·LA 다저스)이 콜업 3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승선할 수 있을까.

김혜성은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경기 후반 대주자로 교체 투입돼 주루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다저스가 3-4로 한 점 뒤져있던 9회 초 선두타자 앤디 파헤스가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대주자 김혜성과 교체됐다. 김혜성은 상대 투수 레이셀 이글레시아스의 견제를 한 차례 무마시킨 뒤 1-1 카운트 변화구 타이밍에 도루를 시도했다. 결과는 세이프. 포수 드레이크 볼드윈의 송구가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됐으나 김혜성의 손이 더 빨랐다.



단숨에 득점권 상황을 만든 김혜성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다음 타자 윌 스미스의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 포수의 송구가 1루로 향한 사이 쏜살같이 3루를 노렸다. 애틀랜타 1루수 맷 올슨이 급하게 3루로 송구해 봤으나 김혜성의 허를 찌른 주루를 막을 순 없었다.

희생타 하나에 동점을 만들 수 있는 1아웃 주자 3루 상황. 그러나 후속타자 미겔 로하스와 오스틴 반스가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김혜성은 끝내 홈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다저스는 이날 패배로 전날(4일)까지 이어오던 7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비록 후속타 불발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엔 실패했지만, 김혜성의 번뜩이는 주루 플레이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혜성의 주루에 관해 "정말 흥미진진했다. 이글레시아스는 도루를 하기 어려운 상대인데 김혜성은 엄청난 도루를 성공시켰다. 1루에서 3루까지 간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그는 정말 좋은 본능을 가졌다"라고 평가했다. 같은 팀 베테랑 벤치 자원인 로하스도 "김혜성은 교체 출전해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관건은 김혜성이 다저스의 선발 라인업에 승선할 수 있느냐다. 김혜성 콜업 당시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아직 타석에서 적응 중이긴 하지만, 2루수, 유격수, 중견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과 주루 능력이 승격 요인이었다"라며 "언제 (김혜성에게) 선발 기회를 줄지는 상황을 봐야겠지만, 기회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 말했다.

시즌 초반 타격 슬럼프에 빠졌던 파헤스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저스엔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1년 1,700만 달러(약 235억 원) 계약으로 데려온 좌익수 마이클 콘포토가 최근 8경기 28타수 무안타 14삼진으로 침묵하고 있다. 부상으로 빠진 토미 에드먼을 대신해 5일 선발 2루수로 나선 키케 에르난데스도 시즌 타율 0.179로 그리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만약 둘 중 한 명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더라도 다저스는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다. 5일 대타로 출전해 자신의 시즌 첫 홈런포를 쏴 올린 로하스가 2루를 맡을 수 있고, 내외야 유틸리티 크리스 테일러와 김혜성도 있다.

다만 그중 좌타자는 김혜성뿐이다. 다저스는 6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경기서 우완 선발투수 샌디 알칸타라를 상대한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6경기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8.31로 이름값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인데, 그의 올 시즌 좌타자 상대 OPS는 0.866으로 우타자를 상대할 때(0.705)보다 월등히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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