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 언급 시 징계''…사전투표 D-7, 이재명 캠프 '입단속' 이유는
입력 : 2025.05.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3 대선 사전투표를 7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5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이 낙관적인 발언을 경계하라는 취지의 '내부 단속'에 나섰다. 자칫 오만해 보이는 모습으로 보수층의 결집을 초래하는 상황을 막는 한편 최대한의 득표로 압도적인 승리를 이루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찬대 민주당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20일 당내 긴급공지를 통해 "현재부터 '예상 득표율', '낙승' 언급 시 징계를 포함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섣부른 낙관은 투표율 하락으로, 오만함은 역결집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언하지 않도록 언행에 각별히 유의하시길 바란다"며 "끝까지 절박하고 겸손하게 호소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천준호 민주당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유권자들이 보시기에 '얼마나 득표하겠다'고 하는 게 오만해 보일 수도 있고 지지층에게 불필요하게 과도한 긴장을 주거나 이완을 시킬 우려가 있다"며 "지금까지 목표 득표치를 언급한 바가 없다. 남은 기간에도 선대위 차원의 목표 득표율을 발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앞서가는 대선 후보들의 일반적인 전략"이라며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상당히 감소했는데 이 후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기보다 계엄·내란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를 찍으려고 하다가도 민주당이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지나치게 목소리를 높이면 유권자들은 '왜 꼭 이재명을 찍어야 하나'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설령 이번에 선택을 받더라도 (지지세가) 오래 가지 못한다"며 "부자 몸조심하고 로우키(low-key) 전략으로 해야 내년 지방선거 때나 향후 국정 운영 시 난관이 있더라도 한 번 더 아쉬운 소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한길리서치가 지난 17~19일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 지지율은 48.9%로 조사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39.1%,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6.9%였다.(쿠키뉴스 의뢰, 조사대상 만 18세 이상 1017명, 신뢰수준 95%·표본오차 ±3.1%P(포인트), 유선(5.4%)+무선 ARS(94.6%) 병행,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민주당의 내부 단속이 향후 보수 결집을 경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2·3 계엄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을 지켜본 보수층 상당수가 김 후보를 중심으로 완전히 결집하지 않았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각각 41.9%와 36.7%로 5.2%P 차이를 보였다. 개혁신당 지지율은 5.2%P였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정당 지지율에 비해 김 후보의 지지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보수층 일부가 김 후보에 대해 관망 중이거나 결집이 안 된 것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진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41.08%였다. 당시 보수 후보들의 표를 합친 것이 문 전 대통령과 심상정 정의당 후보(6.17%)의 합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24.0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1.41%,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6.7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이 이번 대선을 내란 완전 종식의 장으로 규정하고 이를 위한 국민 지지를 호소하는 가운데 이 후보로선 유의미한 격차로 승리해야 새 정부 출범의 명분과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박 교수는 "이 후보와 김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지만 민주당이 오만한 모습을 보이고 한 자리로 좁혀지면 민주당은 할 말을 잃게 될 것"이라며 "계엄·내란 후에도 압승을 거두지 못하면 어떤 상황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최 소장은 "민주당 일각에는 내심 최고 득표율을 해보고 싶은 목표가 있는 것"이라며 "역대 최고 득표율이라는 게 박 전 대통령이 기록한 51.6%"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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