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이번엔 진짜 구위형인가?
KIA 타이거즈는 2023시즌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외국인투수를 영입했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토마스 파노니와 션 놀린과는 과감하게 재계약을 포기했다. KIA에서 17개의 홈런을 터트린 포수 박동원이 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하자 마운드, 선발진을 강화하기 위해 우완 구위형 투수를 영입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래서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매디나를 영입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개막 이후 뚜껑을 열어보자 기대와는 한참 달랐다. 앤더슨은 14경기 4승7패 ERA 3.87를 기록했다. 8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상대를 압도하는 투구는 아니었고 점점 KBO 타자들에게 공략당하며 근심을 안겼다. 매니나는 처음부터 위력이 실종됐다.
구단은 6월말 미련을 버리고 모두 교체했다. 대만리그를 점령한 마리오 산체스와 파노니를 재영입했다. 초반은 성공을 거두는 듯 했으나 역시 신통치 않은 결과를 냈다. 산체스는 부상까지 당했다. 파노니도 이닝 소화력에 물음표를 남겼다. 4명의 외인들이 거둔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는 19개에 불과했다. 20승 투수 NC 에릭 페디의 21개에도 미치지 못했다.
외인투수들의 부진으로 5강 실패의 이유로 작용했다. 심재학 단장은 시즌을 마치자 운영팀을 개편해 외인 스카우트를 전담하는 파트를 새로 만들었다. 이어 쓸만한 외인투수들을 샅샅히 뒤지기 시작했다. 신규외인 영입비용 상한선(100만 달러)와 메이저리그도 선발투수들이 부족한터라 쉽지 않았다. 다른 팀들은 발빠르게 외인투수들을 영입했으나 해를 넘길때까지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새해가 되자 드디어 윌 크로우 영입 오피셜을 띄웠다. 선발과 중간투수로 메이저리그 풀타임 2년을 보낸 커리어가 눈길을 끌었다. 최고구속 156km짜리 강속구에 스위퍼까지 던지는 구위형 외인이었다. 작년 어깨부상이 걸리는 대목이지만 메디컬 체크에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계약했다. 1선발의 중책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두 명을 동시에 발표하려고 준비했는데 크로우만 계약했다. 다른 한 투수가 메디컬 체크에서 이상소견이 드러나 계약할 수 없었다. 다시 리스트에 오른 후보들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선별작업과 계약의사를 타진한 끝에 제임스 네일(31)과 계약하는데 성공했다. 최고 구속 153km를 던지고 평균 149km를 찍는 구위형이다. 작년 세인트루이스에서 10경기를 던졌고 40인 로스터에 머무르고 있었다. 선발과 중간으로 경험이 풍부하고 제구가 좋다는 점에서 영입했다.
KIA는 크로우와 네일의 영입으로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과 함께 5선발진을 완성했다. 현역 빅리거 듀오라는 점에서 기대치도 남다르다. 두 투수가 평균 30경기와 16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QS 30개를 합작한다면 대성공이다. 어쩌면 역대 최고의 선발진을 기동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찬호 김도영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 김선빈 이우성 최원준 김태군 등 타선의 짜임새가 탄탄하다는 점에서 원투펀치가 제몫을 한다면 정상 도전도 가능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