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71)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루에만 고객 4명의 FA 계약을 이끌어냈다. 4명의 계약 총액은 5900만 달러(약 788억원). 보라스의 또 다른 고객인 류현진(36)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다.
미국 ‘USA투데이 스포츠’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에이전트 보라스에겐 대단한 날이었다’며 오랜 고객인 애드리안 벨트레가 명예의 전당에 선출된 가운데 그가 거느린 FA 선수 4명이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좌완 선발투수 제임스 팩스턴이 LA 다저스와 1년 1100만 달러(약 147억원)에 계약 합의한 소식이 먼저 알려졌다. 그 전날 다저스와 계약이 근접한 것으로 보도가 나왔고, 이날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나왔다. 최근 4년간 허리, 팔꿈치, 광배근, 햄스트링, 무릎 부상으로 25경기 117⅔이닝 투구에 그친 팩스턴은 나이도 35세로 많지만 1100만 달러 계약으로 후한 대우를 받았다.
이어 외야수 조이 갈로가 워싱턴 내셔널스와 1년 500만 달러(약 67억원) 계약에 합의를 했다. 메이저리그 9시즌 통산 홈런 198개를 기록한 거포이지만 타율이 1할대(.197)에 불과한 갈로는 수비 시프트 제한이 시작된 지난해에도 타율 1할대(.177)를 벗어나지 못했다. 300타석 이상 타자 중 단일 시즌 최고 삼진율(42.8%)에도 21홈런으로 장타는 건재했고, 500만 달러 계약을 따냈다.
그 다음으로 1루수 리스 호스킨스가 밀워키 브루어스와 2년 3400만 달러(약 454억원)로 다년 계약에 성공했다. 올 시즌 후 옵트 아웃 조건도 포함된 조건이다. 6시즌 통산 148홈런을 기록한 우타 거포 호스킨스는 지난해 스프링 트레이닝 때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1년 공백이 있었지만 연평균 1700만 달러에 옵트 아웃을 넣은 선수 친화적 계약으로 웃었다.
좌완 불펜투수 맷 무어도 1년 900만 달러(약 120억원)에 LA 에인절스로 돌아간다. 지난해 8월말 에인절스가 사치세 납부를 피하기 위해 선수단을 무더기 정리할 때 웨이버 공시돼 떠났지만 5개월 만에 복귀했다. 지난해 50경기(52⅔이닝) 5승1패22홀드 평균자책점 2.56으로 호투한 무어는 이번 FA 좌완 중간투수 중 아롤디스 채프먼(피츠버그 파이어리츠·1년 1050만 달러) 다음으로 좋은 대우를 받았다.
지난달 15일 포스팅 마감일을 20일이나 남겨두고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예상 밖 대형 계약(6년 1억1300만 달러)을 일찌감치 성사시킨 보라스이지만 기존 빅리거 고객들의 계약은 서두르지 않았다. 새해 들어 투수 프랭키 몬타스(신시내티 레즈·1년 1600만 달러), 션 마네아(뉴욕 메츠·2년 2800만 달러)가 계약했지만 보라스의 핵심 FA 고객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보라스는 원하는 오퍼가 올 때까지 장기전을 펼치는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구단이나 시간에 쉽게 끌려다니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24일 하루에만 보라스 고객 4명이 줄줄이 FA 계약 합의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4명의 선수 모두 각자의 핸디캡이 있었지만 예상보다 좋은 대우를 받았고, 보라스의 협상력이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시장에 남은 지 보라스 선수들의 FA 계약에도 기대감이 커진다. 투수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류현진, 내야수 맷 채프먼, 외야수 코디 벨린저, 지명타자 J.D. 마르티네스가 아직 미계약 상태로 있다. 대어급 선수들을 남겨두고 준척급 선수들을 먼저 움직인 보라스라 류현진의 계약도 곧 이뤄질 것 같은 분위기다. 비슷한 레벨로 묶인 팩스턴이 계약 기준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라스 매직’이 류현진에게도 발휘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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