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스토브리그에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던 코디 벨린저(29)가 아직도 2024시즌을 보낼 둥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LA 다저스에서 버림받은 뒤 부활에 성공했는데 왜 구단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일까.
미국 매체 ‘폭스스포츠’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 11명의 2024시즌 행선지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폭스스포츠는 11명 가운데 MVP 출신 중견수 벨린저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벨린저의 유력 행선지로 원소속팀인 시카고 컵스를 꼽았고, 다음 잠재적인 후보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언급했다.
폭스스포츠는 “달력이 이제 1월로 바뀐 가운데 시카고 컵스가 마침내 요리를 시작했다. 특급 유망주 마이클 부시가 내야진에 추가됐고, 선발 로테이션에 이마나가 쇼타가 합류했다”라며 “그러나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이 첫해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대어들이 여전히 시장에서 떠돌고 있다”라며 컵스의 전력 보강 필요성을 제기했다.
매체는 대어 리스트에 벨린저를 포함시킨 가운데 원소속팀 컵스 잔류를 벨린저의 2024시즌 유일한 선택지로 바라봤다. 당초 유력 행선지로 꼽혔던 토론토가 지난달 말 외야수 케빈 키어마이어와 1년 1050만 달러(약 140억 원)에 재계약했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려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09억 원)에 KBO리그 슈퍼스타 이정후를 품었기 때문이다.
폭스스포츠는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키어마이어와 재계약하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정후를 영입하면서 벨린저의 유력 행선지 두 곳이 사라진 듯하다. 벨린저는 컵스로 돌아와 ‘올해의 컴백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바라봤다.
2017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혜성처럼 등장한 벨린저는 132경기 타율 2할6푼7리 39홈런 97타점 활약으로 내셔널리그 올스타와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2년 뒤 기세를 이어 156경기 타율 3할5리 47홈런 115타점 OPS 1.035의 화력을 뽐내며 MVP, 올스타,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를 석권했다.
그러나 활약은 그 때가 마지막이었다. 2020시즌 타율 2할3푼9리 부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시즌 통산 타율 2할3리 41홈런 OPS .648 장기 슬럼프를 겪으며 순식간에 평범한 타자로 전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왼쪽 정강이, 햄스트링, 갈비뼈 부상으로 재활이 잦았고, 결국 2022시즌을 마친 뒤 다저스로부터 논텐더 방출을 당했다.
벨린저는 컵스 유니폼을 입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5월만 해도 월간 타율 2할2푼6리로 새 둥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6월 2할5푼에 이어 7월 4할 맹타를 휘둘렀고, 8월 들어서는 4할5푼2리로 타격감을 더욱 끌어올렸다. 벨린저의 시즌 기록은 130경기 타율 3할7리 26홈런 97타점 20도루 OPS .881. 최고의 시즌으로 평가받는 2019시즌에 버금가는 성적을 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벨린저는 여전히 FA 미계약자로 남아있다. 당초 스토브리그 개장 때만 해도 이정후, 키어마이어보다 월등히 높은 평가를 받으며 대형 계약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그를 찾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폭스스포츠를 비롯해 미국 USA투데이, ESPN 등 복수 매체는 벨린저가 컵스에 남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관건은 계약 규모인데 컵스가 벨린저에게 규모가 큰 다년 계약을 제시할지는 미지수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