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가 인생 바꿨다”…KIA 시절 상상도 못했던 일, ‘24.5억’ FA 필승조로 우뚝 서다 [오!쎈 인터뷰]
입력 : 2024.01.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두산 홍건희 /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홍건희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두 달여간의 긴 협상 끝 두산 베어스 잔류를 확정지은 홍건희(32·두산). 그는 생애 첫 FA 계약 비결로 4년 전 트레이드를 꼽았다. 

홍건희는 지난 25일 원소속팀 두산과 2+2년 최대 24억5000만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총액 21억 원, 인센티브 5000만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홍건희는 두산에서 첫 2년 동안 최대 9억5000만 원(인센티브 포함)을 받는다. 2년 계약 만료 후 두산 잔류를 선언하면 2년 15억 원의 연장 계약이 자동적으로 이뤄지고, 그렇지 않을 경우 자유로운 신분으로 다시 시장에 나오게 된다. 

계약 후 OSEN과 연락이 닿은 홍건희는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듯 설레는 마음으로 협상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조금 힘든 부분이 있었고, 여러 감정이 들었다”라며 “그래도 계약을 마치고 나니 후련하다. 이제 야구를 잘할 생각만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홍건희가 협상이 쉽지 않았다고 말한 이유는 최종 계약까지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30일 협상을 개시했지만 큰 소득이 없었고, 에이전시 교체를 거쳐 구단과 세 번의 만남 끝 계약이 성사됐다. 이 과정에서 선수 측과 구단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며 스프링캠프 출국을 나흘 앞둔 지금에서야 최종 사인이 이뤄졌다.

두산 홍건희 / OSEN DB

홍건희는 계약 만족도를 묻자 “샐러리캡 문제도 있고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금 계약 규모가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내가 한 선택이다. 계약을 체결했으니 앞으로 2년 뒤에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잘하겠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FA 계약을 했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늘 해왔던 것처럼 매 시즌 준비 잘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 그렇게 준비하는 게 내 할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두산 홍건희 / OSEN DB

화순고를 나와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 2라운드 9순위 지명된 홍건희는 2020년 6월 류지혁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해 인생을 바꿨다. KIA에서 강속구를 보유하고도 제구 난조로 인해 방황을 거듭했던 그는 두산 이적과 함께 제구가 되는 강속구를 힘차게 뿌리며 리그 정상급 뒷문 요원으로 거듭났다.

2011년 프로 데뷔 후 트레이드 전까지 약 10년 동안 347이닝을 담당한 홍건희는 두산 이적 후 지난해까지 불과 4시즌 만에 254⅔이닝을 달성했다. 2020시즌 68⅔이닝을 시작으로 2021년 74⅓이닝, 2022년 62이닝, 2023년 61⅔이닝을 소화하며 두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이 기간 12승 44세이브 39홀드를 수확했다. 

두산 홍건희 / OSEN DB

홍건희는 2023년 두산 이승엽호의 클로저로 낙점되며 뒷문지기 역할까지 수행했다. 부진을 겪으며 막바지 정철원에게 자리를 내줬지만 64경기 1승 5패 2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06의 준수한 성적으로 예비 FA 시즌을 마쳤다. 홍건희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투수조장 임무를 수행하며 리더십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홍건희는 “두산으로 트레이드 이적하면서 내 야구인생이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더 두산과 계약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두산도 날 잡고 싶었다고 해서 서로 공감대는 형성이 됐다”라며 “두산에서 계속 뛰게 돼 감회가 새롭다. 더 열심히 준비해서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트레이드를 신의 한 수로 평가했다.

홍건희는 지난 시즌 도중 마무리 자리를 정철원에게 내줬지만 2024시즌 다시 마무리 경쟁에 참가할 전망이다. 이승엽 감독이 2주 전 창단 기념식에서 조웅천 투수코치와 함께 시범경기까지 여러 투수들을 마무리 상황에 기용해본 뒤 최종 클로저 보직을 결정한다고 밝혔기 때문. 홍건희는 정철원, 김강률, 김택연 등과 함께 경쟁이 예상된다.

두산 홍건희 / 두산 베어스 제공

홍건희는 “마음은 항상 마무리를 하고 싶다. 작년 중간에 보직 교체가 있었기 때문에 더 잘해서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며 “그러나 보직은 내가 결정하는 부분이 아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면 마무리로 기용해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준비를 잘해보겠다”라고 경쟁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두 달 가까이 홍건희 계약만을 오매불망 기다린 두산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홍건희는 “작년 시즌 끝나기 전부터 두산 팬들이 꼭 남아달라고 말씀해주셨다. 협상 기간이 길어져서 팬들에게 죄송스럽다”라며 “두산에 계속 남게 됐는데 협상기간이 길었던 만큼 더 준비 잘해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backlight@osen.co.kr

두산 김태룡 단장(좌)과 홍건희 /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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