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었다. 필승조로 거듭난 주승우(24·키움 히어로즈)가 한화 이글스의 돌풍을 잠재웠다.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친 KBO리그 홈런 부문 1, 2위 요나단 페라자(26)와 노시환(24)마저 고개를 숙였다.
키움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1만 6000명 입장)에서 한화 이글스에 7-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화에 위닝 시리즈를 확보하고 6연승에 성공한 키움은 6승 4패로 중위권에 안착했다. 한화는 류현진, 펠릭스 페냐 원투펀치를 내세웠음에도 시즌 4패(8승)를 기록, 같은 시간 SSG에 승리한 NC(8승 4패)에 공동 2위를 허락했다.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던 이 경기 승부처는 키움이 6-4로 앞선 7회 초 2사 2루였다. 위기는 7회 초 키움 선발 엔마누엘 헤이수스가 선두타자 안치홍을 볼넷으로 보내고 통증을 호소한 데서 시작했다. 헤이수스는 코치진과 상의 후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신인 김윤하가 구원등판했다. 김윤하는 김태연을 삼진, 최재훈을 3루수 직선타로 돌려세웠다. 기쁨도 잠시 이도윤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고 이진영에게는 우중간 담장 상단을 맞히는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발사각도가 조금만 더 높았다면 스리런이 될 뻔한 아찔한 타구였다.
이에 키움 벤치는 주승우를 마운드에 올려보냈다. 첫 상대는 콘택트 능력에 일발 장타도 갖춘 문현빈. 주승우는 시속 140㎞ 후반의 빠른 공과 낙차 큰 포크로 빠르게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마지막 2구는 연속해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져 힘 대 힘으로 대결했고, 문현빈의 타구가 중앙 담장 앞에서 이주형에게 잡히면서 주승우의 승리로 끝났다.
주승우의 등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8회 초 한화 타순은 페라자-채은성-노시환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였다. 더욱이 페라자와 노시환은 앞선 타석에서 누가 봐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로 대형 아치를 그리면서 각각 홈런 7개, 6개로 해당 부문 1, 2위 자리를 사수했다.
하지만 이미 자신감이 붙은 주승우의 공에는 거침이 없었다. 주승우는 선두타자 페라자에게 연거푸 3개의 볼을 던져 불리한 볼 카운트에 놓였다. 하지만 또 한 번 시속 148㎞의 강한 직구를 바깥쪽 아래에 찔러넣어 2루수 방면 약한 땅볼 타구를 만들었다. 원아웃이었다.
채은성도 끈질기게 따라붙었으나, 중견수 뜬 공으로 힘없이 물러났다. 이날 쓰인 주승우의 슬라이더 3개가 채은성을 상대로만 쓰였다. 두 개의 슬라이더로 2스트라이크 0볼로 만들었고 채은성이 계속해서 걷어내자 몸쪽으로 슬라이더를 던져 빗맞은 타구를 끌어냈다. 투 아웃.
지난해 KBO 홈런왕 노시환과 승부가 압권이었다. 초구부터 커브를 던져 헛스윙을 끌어내더니 직구 2개로 2스트라이크 1볼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했다. 마지막으로 스트라이크 상단으로 과감하게 시속 141km 포크를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경기 전 "어린 투수 중 주승우가 가장 자신감 넘치는 피칭을 하고 있다"고 말한 포수 김재현의 말이 현실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주승우는 4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며 전날(5일) 커리어 첫 홀드에 이어 두 번째 홀드도 쌓았다. 경기 후 홍원기 감독은 "선발 헤이수스가 6이닝 동안 완벽한 피칭을 하면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7회 올라온 주승우가 8회까지 잘 막아준 덕분에 흐름을 지킬 수 있었다. 문성현도 위기는 있었지만 잘 극복하면서 경기 매듭지었다. 문성현의 시즌 첫 세이브를 축하한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주승우는 노시환을 삼진 잡은 공에 대해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이 아니었으면 스트라이크가 아니었을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히며 "(김)재현이 형이 조금 높게 보고 던지라고 해 주셔서 더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확실히 ABS 도입 후 안 들어오는 공도 잡아주면서 편한 것도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추초(의정부리틀)-영동중-서울고-성균관대를 졸업한 주승우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우완 투수다. 현재로서는 키움의 마지막 1차 지명자다. 고등학교부터 투수를 시작해 성균관대 시절 마무리로 활약했던 주승우는 지난 2년간 1군 무대에 1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9.78로 부진했다.
주승우는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 지난 2년간 내 공을 던지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퍼포먼스 100%를 다 발휘하면서 내 공을 던지는 게 좋다"고 웃었다. 이어 "이승호 코치님과 마정길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대학교 때 내 폼을 다시 찾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그걸 믿고 잘 따랐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김)재현이 형도 그냥 나 믿고 따라오라고 한다. 초구와 결정구는 내가 자신 있는 걸 던지되 이어가는 과정은 자신을 믿고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재현이 형이 내게 너무나 믿음을 주니까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에는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으로 차츰 두각을 드러내는 중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구위 자체로는 우리가 이기는 게임에 있어 매우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있다"고 필승조로써 활용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주승우는 "짧은 이닝에서 폭발적으로 힘을 쏟아내는 게 내가 가진 퍼포먼스를 다 내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선발 투수 욕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는 것 같아 지금 내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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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주승우가 6일 고척 한화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키움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1만 6000명 입장)에서 한화 이글스에 7-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화에 위닝 시리즈를 확보하고 6연승에 성공한 키움은 6승 4패로 중위권에 안착했다. 한화는 류현진, 펠릭스 페냐 원투펀치를 내세웠음에도 시즌 4패(8승)를 기록, 같은 시간 SSG에 승리한 NC(8승 4패)에 공동 2위를 허락했다.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던 이 경기 승부처는 키움이 6-4로 앞선 7회 초 2사 2루였다. 위기는 7회 초 키움 선발 엔마누엘 헤이수스가 선두타자 안치홍을 볼넷으로 보내고 통증을 호소한 데서 시작했다. 헤이수스는 코치진과 상의 후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신인 김윤하가 구원등판했다. 김윤하는 김태연을 삼진, 최재훈을 3루수 직선타로 돌려세웠다. 기쁨도 잠시 이도윤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고 이진영에게는 우중간 담장 상단을 맞히는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발사각도가 조금만 더 높았다면 스리런이 될 뻔한 아찔한 타구였다.
이에 키움 벤치는 주승우를 마운드에 올려보냈다. 첫 상대는 콘택트 능력에 일발 장타도 갖춘 문현빈. 주승우는 시속 140㎞ 후반의 빠른 공과 낙차 큰 포크로 빠르게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마지막 2구는 연속해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져 힘 대 힘으로 대결했고, 문현빈의 타구가 중앙 담장 앞에서 이주형에게 잡히면서 주승우의 승리로 끝났다.
주승우의 등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8회 초 한화 타순은 페라자-채은성-노시환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였다. 더욱이 페라자와 노시환은 앞선 타석에서 누가 봐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로 대형 아치를 그리면서 각각 홈런 7개, 6개로 해당 부문 1, 2위 자리를 사수했다.
하지만 이미 자신감이 붙은 주승우의 공에는 거침이 없었다. 주승우는 선두타자 페라자에게 연거푸 3개의 볼을 던져 불리한 볼 카운트에 놓였다. 하지만 또 한 번 시속 148㎞의 강한 직구를 바깥쪽 아래에 찔러넣어 2루수 방면 약한 땅볼 타구를 만들었다. 원아웃이었다.
채은성도 끈질기게 따라붙었으나, 중견수 뜬 공으로 힘없이 물러났다. 이날 쓰인 주승우의 슬라이더 3개가 채은성을 상대로만 쓰였다. 두 개의 슬라이더로 2스트라이크 0볼로 만들었고 채은성이 계속해서 걷어내자 몸쪽으로 슬라이더를 던져 빗맞은 타구를 끌어냈다. 투 아웃.
키움 주승우(오른쪽)가 6일 고척 한화전에서 위기를 막아내고 김재현과 기뻐하고 있다. |
지난해 KBO 홈런왕 노시환과 승부가 압권이었다. 초구부터 커브를 던져 헛스윙을 끌어내더니 직구 2개로 2스트라이크 1볼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했다. 마지막으로 스트라이크 상단으로 과감하게 시속 141km 포크를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경기 전 "어린 투수 중 주승우가 가장 자신감 넘치는 피칭을 하고 있다"고 말한 포수 김재현의 말이 현실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주승우는 4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며 전날(5일) 커리어 첫 홀드에 이어 두 번째 홀드도 쌓았다. 경기 후 홍원기 감독은 "선발 헤이수스가 6이닝 동안 완벽한 피칭을 하면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7회 올라온 주승우가 8회까지 잘 막아준 덕분에 흐름을 지킬 수 있었다. 문성현도 위기는 있었지만 잘 극복하면서 경기 매듭지었다. 문성현의 시즌 첫 세이브를 축하한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주승우는 노시환을 삼진 잡은 공에 대해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이 아니었으면 스트라이크가 아니었을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히며 "(김)재현이 형이 조금 높게 보고 던지라고 해 주셔서 더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확실히 ABS 도입 후 안 들어오는 공도 잡아주면서 편한 것도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추초(의정부리틀)-영동중-서울고-성균관대를 졸업한 주승우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우완 투수다. 현재로서는 키움의 마지막 1차 지명자다. 고등학교부터 투수를 시작해 성균관대 시절 마무리로 활약했던 주승우는 지난 2년간 1군 무대에 1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9.78로 부진했다.
키움 주승우가 6일 고척 한화전에서 승리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주승우는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 지난 2년간 내 공을 던지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퍼포먼스 100%를 다 발휘하면서 내 공을 던지는 게 좋다"고 웃었다. 이어 "이승호 코치님과 마정길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대학교 때 내 폼을 다시 찾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그걸 믿고 잘 따랐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김)재현이 형도 그냥 나 믿고 따라오라고 한다. 초구와 결정구는 내가 자신 있는 걸 던지되 이어가는 과정은 자신을 믿고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재현이 형이 내게 너무나 믿음을 주니까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에는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으로 차츰 두각을 드러내는 중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구위 자체로는 우리가 이기는 게임에 있어 매우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있다"고 필승조로써 활용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주승우는 "짧은 이닝에서 폭발적으로 힘을 쏟아내는 게 내가 가진 퍼포먼스를 다 내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선발 투수 욕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는 것 같아 지금 내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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