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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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의 마이너리그 프로필. /사진=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 |
올 시즌을 마이너리그 더블A 무대에서 시작한 고우석(26)이 두 번째 등판 경기에서 흔들렸다. 하지만 자신의 주무기인 속구를 씩씩하게 뿌리며 정면 승부를 벌이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현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에 속해 있는 고우석은 8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더블A 아마릴로 소드 푸들스와 2024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A 원정 경기에 구원 등판, 1이닝 동안 4피안타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고우석은 지난 6일 첫 경기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메이저리그 콜업을 향한 기대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쉽게 상대 타자들을 공략하지 못했다. 고우석은 팀이 9-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고우석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선두타자 A.J. 부코비치에게 중전 안타를 얻어맞았다. 초구로 우타자 기준 바깥쪽 속구를 뿌렸으나 볼이 됐다. 2구째는 파울. 이어 3구째 변화구도 바깥쪽 볼 판정을 받은 고우석. 4구째는 파울이었다. 투구 템포를 굉장히 빠르게 가져간 고우석이었다. 5구째는 바깥쪽 높은 코스로 속구를 꽂았는데 역시 볼이 됐다. 5구째 구속은 95.26마일(153.3km)까지 나왔다. 이어 6구째 한가운데로 다소 몰리는 속구를 과감하게 던졌으나 중전 안타로 연결됐다. 다만 A.J. 부코비치와 승부에서 안타까웠던 건 주심의 볼 판정이었다. 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 게임데이 중계에 따르면 초구와 3구, 그리고 5구째 모두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친 스트라이크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심의 손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 중전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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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
다음 타자는 케빈 그레이험. 좌타자 기준 하이 패스트볼을 던지며 체크 스윙을 이끌어냈다. 2구째는 몸쪽 높은 공인데 볼이 됐다. 3구째도 높은 공으로 볼이었는데, 이때 A.J. 부코비치가 과감하게 2루 도루를 감행해 성공시키며 고우석을 흔들었다. 4구째는 파울. 이어 5구째 80.61마일(약 129.7km) 변화구를 바깥쪽으로 던졌는데 그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장타를 내주고 말았다. 공은 한 번 바운드된 이후 펜스에 맞았다. 이 사이 A.J. 부코비치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고, 그레이험은 2루에 무사히 안착했다. 점수는 9-2에서 9-3, 6점 차로 좁혀졌다.
계속해서 우타자인 포수 J.J. 디오라지오가 타석에 섰다. 고우석은 바깥쪽에 꽉 찬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구속은 94.53마일(약 152.1km)이 나왔다. 2구째는 커브를 선택했는데,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얼굴 쪽으로 향했다. 디오라지오가 피하면서 맞지는 않았다. 3구째는 낮은 볼. 그런데 이번에도 게임데이상에는 스트라이크 존에 걸쳤다고 나왔으나, 주심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결국 4구째 커터가 다소 높은 쪽으로 제구가 되면서 중견수 앞에 뚝 떨어지는 중전 안타로 이어졌다. 주자는 무사 1, 3루가 됐다.
다음 타자는 대만 국적의 좌타자 첸셩핑. 이때 코칭스태프가 통역과 함께 마운드를 방문해 내야수를 모두 불러 모으며 무언가 이야기를 전달했다. 초구는 한가운데 속구가 파울이 됐다. 2구째 몸쪽 낮은 볼이 폭투가 되면서 볼이 됐다. 이 사이 1루 주자는 2루까지 갔다. 3구째 몸쪽 속구와 4구째 높은 속구 역시 모두 파울. 결국 고우석은 5구째 원바운드성 커터를 뿌리며 첸셩핑의 배트를 헛돌게 했다. 공식 기록은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첫 아웃카운트를 힘겹게 잡아낸 고우석은 윌더드 파티노를 마주했다. 초구 역시 몸쪽 낮은 커터였는데 게임데이상에는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갔으나 볼로 선언됐다. 2구째는 파울. 3구째는 높은 보더라인에 살짝 걸친 속구를 뿌리며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리고 4구째. 고우석의 속구(94.63마일·약 152.3km)를 파티노가 받아치며 우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이 사이 3루 주자는 홈인. 하지만 타자 주자 파티노가 상대의 중계 플레이에 런다운에 걸리면서 2아웃이 됐다.
끝으로 고우석은 우타자 로건 워모스를 상대했다. 초구는 변화구가 빠지면서 높은 볼이 됐다. 2구째는 파울. 3구째는 낮은 코스로 변화구를 던지며 배트를 헛돌게 만들었다. 4구째는 바깥쪽 높은 존에 살짝 걸친 볼. 주심의 존이 계속해서 좁았다. 5구째는 파울. 결국 6구째 바깥쪽으로 94.6마일(약 152.2km) 속구를 뿌리며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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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의 고우석. /사진=뉴스1 |
고우석의 이날 투구수는 30개. 고우석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9.00이 됐다. 고우석은 앞서 6일에도 아마릴로 소드 푸들스를 상대했다. 당시 고우석은 팀이 12-5로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피안타 없이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실점까지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를 마친 고우석의 더블A 성적은 2경기 동안 2이닝 4피안타 4탈삼진 2실점(2자책), 피안타율은 0.444가 됐다.
고우석은 2025시즌에는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이 있지만, 올 시즌에는 거부권이 없다. 고우석은 시범경기에서 부진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시범경기 6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2.60(5이닝 9실점 7자책)을 마크했다. 지난달에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서울시리즈 일정에 동행했지만, 끝내 개막 로스터(26인)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친정팀인 LG 트윈스와 스페셜 매치에서는 팀이 5-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결국 사령탑인 마이크 쉴트 감독은 고우석을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서울시리즈 당시 쉴트 감독은 "저 역시 투수진을 꾸리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불펜 투구를 지켜보면서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번 서울시리즈에 동행한 샌디에이고 선수단은 총 31명. 그렇지만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건 26명뿐이었다. 결국 5명이 탈락했는데, 그중 한 명이 고우석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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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의 고우석이 1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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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의 고우석.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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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의 마이크 쉴트 감독. /사진=뉴시스 |
쉴트 감독은 "고우석의 시즌 출발은 늦겠지만, 이제는 다음 경기를 기약해야만 한다"며 "아직 빌드업이 충분하게 되지 않았다"고 고우석을 엔트리에서 제외한 직접적인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지만 향후 시즌에 돌입하면 저희 팀에 많은 기여를 할 거라 생각한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여기서 쉴트 감독이 설명한 빌드업이란, 결국 준비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평소 시즌보다 아무래도 빠르게 몸을 끌어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위력적인 정상 투구를 펼칠 수 없는 것으로 본 것이다.
이어 '고우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는가'라는 질문에 "계속해서 열심히 하라고 했다. 저와 코칭스태프에서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고우석에게 있어서 적응 기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잘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좀 더 개선할 점이 많다. 계속해서 투구 훈련에 임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끌어 올린 뒤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일단 더블A 무대에서 2경기를 치른 고우석이 과연 언제쯤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을 수 있을지, 한국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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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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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고우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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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고우석.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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