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채준 기자]
문화예술 분야에서 창작을 보호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은 저작권이다.
예술품의 경우 그 희소성이나 제한적인 복제 방법으로 인하여 저작권으로 보호하면 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그 창작이 물품성을 가지고 있으며 공업적인 방법으로 동일한 제품을 생산(공업성)할 수 있다거나, 기술적인 발명이 포함되어 있다면 디자인권이나 특허권으로도 보호받을 수 있다.
디자인권이나 특허권이 저작권보다 권리자에게 유용한 점은 분쟁이 생겼을 때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저작권은 창작과 동시에 발생하는데 입증을 위해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저작물과 창작 시점에 대하여 등록신청을 할 수 있다. 저작권 등록절차는 특별히 저작물의 창작성을 따지지 않고 본인의 신고만으로 완료된다. 저작권의 권리범위는 나중에 권리행사로 인한 분쟁시 법원에서 판단하게 되므로 자신의 저작권의 권리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사전에 판단하기가 어렵다. 또한 저작권 침해소송을 진행하는 경우 변호사 비용 등 소요되는 비용과 분쟁해결에 걸리는 시간이 적지 않다.
이와 대비하여 특허권과 디자인권은 특허청에 출원하면 창작성(특허의 경우 진보성)에 대하여 전문적인 심사관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심사관으로부터 거절결정을 받지 않고 등록결정을 받아야 비로소 특허권이나 디자인권이 발생한다. 등록된 특허권이나 디자인권은 창작자, 출원일, 등록일, 권리의 구체적인 내용 등이 공보형태로 일반대중에게 공지된다. 특허권이나 디자인권은 심사관의 심사를 거친 것이므로 일단 창작성이나 진보성을 가진 것으로 인정된다. 권리행사시에는 특허공보나 디자인공보의 내용을 기준으로 권리범위가 결정되고 이를 침해품과 대비하여 침해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침해여부 판단이 빠르다. 또한 일단 등록된 특허권이나 디자인권은 무효심판을 통해야만 권리가 실효될 수 있으므로 저작권에 비하여 권리가 안정적이다. 이에 따라 통상적인 경우 저작권보다 디자인권과 특허권이 분쟁해결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고 비용도 적게 든다.
구체적인 사례로 작년에 누비공예품의 저작권 분쟁과 관련하여 법원의 1심 판단이 있었다는 뉴스가 있어 관심있게 살펴보았다. 2020년 분쟁이 시작되었고 2023년에야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는데 1차 판단에 무려 3년이나 소요되었다. 재판에서 쟁점은 팔각누비매트에 저작권을 인정할 '창작성'이 있는가 여부였다고 한다. 누비공예품의 경우 물품성과 공업성이 있는 물품에 관한 것이어서 만약 창작 직후 또는 공개 전에 디자인출원하여 디자인권으로 보호받았더라면 창작성 판단과 침해여부 판단이 훨씬 빨랐을 것이고 비용도 적게 소요되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사례이다. 특허권, 디자인권, 상표권 등을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인 키프리스에서 검색해보니 창작자는 2021년에야 디자인출원하여 디자인권을 등록받았으나 앞서 시작한 저작권 분쟁 이후에 출원한 것이어서 디자인권이 저작권 분쟁해결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특허는 기술적인 특징이 있어야 하는 것이어서 문화예술산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도 특허권자였다. 공연예술의 창작성은 일반적으로 저작권 보호 대상이지만 간혹 무대 기술에 대한 특별한 창작이 특허권이나 디자인권으로 보호받을 수도 있다. 마이클 잭슨은 환상적인 무대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가수였다. 앞으로 가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뒤로 움직이는 문워크와 45도 각도로 기울어진 채로 서 있는 린댄스는 당시에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던 기억이 있다.
이 중 린댄스는 기술적인 도움을 받은 것이 나중에 알려졌는데 그것은 바로 특별한 구두 뒤축과 무대 바닥에 설치되는 못에 의해 가능한 것이었다. 뒤축 아래에 V자 형태의 홈이 형성된 구두를 신고 바닥에 설치된 못의 머리 부분에 V자 홈이 걸리도록 하면 구두를 고정시킬 수 있어서 몸이 45도 정도 기울더라도 넘어지지 않아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 있었다. 이 특별한 장치는 마이클 잭슨과 그의 의상 담당자가 같이 고안한 것으로 1992년 특허출원하여 1993년에 등록까지 받았다. 독창적인 무대 퍼포먼스가 린댄스처럼 특별한 기구나 장치를 이용한 경우 특허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혹시 해당 기구나 장치가 기술적 진보성이 결여되어 특허로 등록가능성이 없더라도 물품으로서 디자인 창작성이 있다면 디자인권으로 보호가 가능할 것이다.
예술창작품이라 하더라도 물품성이 있고 대량생산 정도는 아니더라도 공업적인 방법으로 생산 가능성이 있다면 저작권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분쟁해결에 있어서 창작자의 권리를 더 잘 보호할 수 있는 디자인권, 특허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김수섭 행정사법인 CST 연구위원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제공=pixabay |
예술품의 경우 그 희소성이나 제한적인 복제 방법으로 인하여 저작권으로 보호하면 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그 창작이 물품성을 가지고 있으며 공업적인 방법으로 동일한 제품을 생산(공업성)할 수 있다거나, 기술적인 발명이 포함되어 있다면 디자인권이나 특허권으로도 보호받을 수 있다.
디자인권이나 특허권이 저작권보다 권리자에게 유용한 점은 분쟁이 생겼을 때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저작권은 창작과 동시에 발생하는데 입증을 위해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저작물과 창작 시점에 대하여 등록신청을 할 수 있다. 저작권 등록절차는 특별히 저작물의 창작성을 따지지 않고 본인의 신고만으로 완료된다. 저작권의 권리범위는 나중에 권리행사로 인한 분쟁시 법원에서 판단하게 되므로 자신의 저작권의 권리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사전에 판단하기가 어렵다. 또한 저작권 침해소송을 진행하는 경우 변호사 비용 등 소요되는 비용과 분쟁해결에 걸리는 시간이 적지 않다.
/사진제공=pixabay |
이와 대비하여 특허권과 디자인권은 특허청에 출원하면 창작성(특허의 경우 진보성)에 대하여 전문적인 심사관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심사관으로부터 거절결정을 받지 않고 등록결정을 받아야 비로소 특허권이나 디자인권이 발생한다. 등록된 특허권이나 디자인권은 창작자, 출원일, 등록일, 권리의 구체적인 내용 등이 공보형태로 일반대중에게 공지된다. 특허권이나 디자인권은 심사관의 심사를 거친 것이므로 일단 창작성이나 진보성을 가진 것으로 인정된다. 권리행사시에는 특허공보나 디자인공보의 내용을 기준으로 권리범위가 결정되고 이를 침해품과 대비하여 침해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침해여부 판단이 빠르다. 또한 일단 등록된 특허권이나 디자인권은 무효심판을 통해야만 권리가 실효될 수 있으므로 저작권에 비하여 권리가 안정적이다. 이에 따라 통상적인 경우 저작권보다 디자인권과 특허권이 분쟁해결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고 비용도 적게 든다.
구체적인 사례로 작년에 누비공예품의 저작권 분쟁과 관련하여 법원의 1심 판단이 있었다는 뉴스가 있어 관심있게 살펴보았다. 2020년 분쟁이 시작되었고 2023년에야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는데 1차 판단에 무려 3년이나 소요되었다. 재판에서 쟁점은 팔각누비매트에 저작권을 인정할 '창작성'이 있는가 여부였다고 한다. 누비공예품의 경우 물품성과 공업성이 있는 물품에 관한 것이어서 만약 창작 직후 또는 공개 전에 디자인출원하여 디자인권으로 보호받았더라면 창작성 판단과 침해여부 판단이 훨씬 빨랐을 것이고 비용도 적게 소요되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사례이다. 특허권, 디자인권, 상표권 등을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인 키프리스에서 검색해보니 창작자는 2021년에야 디자인출원하여 디자인권을 등록받았으나 앞서 시작한 저작권 분쟁 이후에 출원한 것이어서 디자인권이 저작권 분쟁해결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pixabay |
/사진제공=pixabay |
특허는 기술적인 특징이 있어야 하는 것이어서 문화예술산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도 특허권자였다. 공연예술의 창작성은 일반적으로 저작권 보호 대상이지만 간혹 무대 기술에 대한 특별한 창작이 특허권이나 디자인권으로 보호받을 수도 있다. 마이클 잭슨은 환상적인 무대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가수였다. 앞으로 가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뒤로 움직이는 문워크와 45도 각도로 기울어진 채로 서 있는 린댄스는 당시에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던 기억이 있다.
이 중 린댄스는 기술적인 도움을 받은 것이 나중에 알려졌는데 그것은 바로 특별한 구두 뒤축과 무대 바닥에 설치되는 못에 의해 가능한 것이었다. 뒤축 아래에 V자 형태의 홈이 형성된 구두를 신고 바닥에 설치된 못의 머리 부분에 V자 홈이 걸리도록 하면 구두를 고정시킬 수 있어서 몸이 45도 정도 기울더라도 넘어지지 않아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 있었다. 이 특별한 장치는 마이클 잭슨과 그의 의상 담당자가 같이 고안한 것으로 1992년 특허출원하여 1993년에 등록까지 받았다. 독창적인 무대 퍼포먼스가 린댄스처럼 특별한 기구나 장치를 이용한 경우 특허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혹시 해당 기구나 장치가 기술적 진보성이 결여되어 특허로 등록가능성이 없더라도 물품으로서 디자인 창작성이 있다면 디자인권으로 보호가 가능할 것이다.
예술창작품이라 하더라도 물품성이 있고 대량생산 정도는 아니더라도 공업적인 방법으로 생산 가능성이 있다면 저작권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분쟁해결에 있어서 창작자의 권리를 더 잘 보호할 수 있는 디자인권, 특허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김수섭 행정사법인 CST 연구위원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