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안첼로티 감독은 투헬과 다르게 '팀 전체의 실수'라고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서 레알 마드리드 2-2로 비겼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안방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한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8일 예정된 마드리드 원정 2차전에 부담감을 크게 안게 됐다.
한동안 벤치에 머물던 김민재가 유럽 최고의 팀을 맞아 선발 출전했다. 마티아스 더 리흐트의 무릎 부상과 다요 우파메카노의 발목 통증으로 인해 김민재가 최후방에서 에릭 다이어와 호흡을 맞췄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와 함께 에릭 다이어가 수비 라인을 형성했다. 아쉬움이 컸다. 김민재가 2실점에 모두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전반 24분 비니시우스가 공을 받기 위해 하프 라인으로 내려오다 빠르게 방향을 전환해 공간으로 침투했다.
이 과정에서 김민재가 비니시우스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해 함께 올라갔다가 넓은 뒷공간을 내주게 됐다. 이 공간으로 토니 크로스가 패스를 찔러 넣었고 비니시우스가 이를 잡고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두 번째 실점에서도 김민재의 수비가 아쉬웠다. 후반 38분 호드리구가 공을 몰고 질주하는 과정에서 김민재가 이를 막기 위해 발을 뻗었다. 공을 건드리지 못했고, 호드리구가 넘어졌다. 결국 페널티킥(PK)을 내주게 됐다. 키커로 비니시우스가 나서 마무리했다.
실점 장면마다 김민재가 큰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비판을 넘어선 발언으로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일단 너무 욕심이 많았다. 첫번째 골에서 비니시우스의 움직임을 너무 놔뒀다 토니 크로스가 패스를 하기 전에 이미 너무 나가버렸다. 그래서 그 움직임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김민재가 너무 공격적이었다. 두번째는 다른 실수다. 우리는 잘하고 있었다. 숫자도 더 많았고 동료들이 도우러 왔는데 너무 욕심을 또 부렸다. 두 상황에서 너무 욕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마누엘 노이어 등 동료 선수들이 인터뷰에서 "특정 선수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저격을 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빌트는 "안첼로티 감독은 무승부 이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며 비교했다.
빌트는 "안첼로티 감독은 르로이 사네의 득점 당시 안드리 루닌의 실수를 비난하는 대신 '팀 전체가 실수를 했다. 여기서 선수 개개인을 비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세계 축구 스타들이 안첼로티 감독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다"라고 전했다.
팬들 역시 투헬 감독의 발언에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유럽 축구 소식을 전하는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개인 SNS를 통해 김민재의 퍼포먼스에 대한 투헬 감독의 발언을 전했다. 해당 게시글에 팬들은 "짜증은 나겠지만, 내가 투헬이라면 여기서 김민재를 보호했을 것 같다. 언론에서 그를 버스 아래로 내던지는 것은 모든 면에서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재는 경기 종료 후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대기 중이던 믹스트존에서 대기하던 기자들을 앞에 멈추지 않았다. 독일 'T-online'는 "김민재는 출구를 향해 걸어가며 슬픈 표정으로 모국 기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모국어로 '정말 미안해요'라는 딱 한마디 말만 했다"고 전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