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또또또 거절당했다. 랄프 랑닉 감독까지 오스트리아 대표팀 잔류를 선언했다.
오스트리아 축구협회(OFB)는 2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랑닉 감독은 오스트리아 대표팀 감독으로 남아있는다! 그는 결정을 내렸다. 랑닉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이후에도 대표팀 리더로 남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랑닉 감독은 "나는 온 마음을 다해 오스트리아 대표팀 감독이다. 난 이 일을 정말 좋아하며 우리가 선택한 길을 성공적으로 계속 이어가겠다고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선택이 바이에른 뮌헨을 거절한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 팀과 공통의 목표를 위한 결정임을 분명히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유로 대회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최대한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클라우스 미터도르프 OFB 회장도 크게 환영했다. 그는 "우리는 랑닉 감독의 이런 결정과 공유한 미래에 대한 분명한 약속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우리는 모두 함께 더욱 강력하게 유로 대회에 출전할 것"이라고 반겼다.
페터 쇠텔 디렉터 역시 "우리는 랑닉 감독의 결정에 매우 만족한다. 그에게 매우 매력적인 두 가지 옵션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그에게 모든 걸 침착하게 고려할 시간을 줬다. 그가 오스트리아를 선택해 자랑스럽다"라고 전했다.
OFB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지만, 바이에른 뮌헨 입장에선 정반대다. 바이에른 뮌헨은 최후의 보루로 생각했던 랑닉 감독까지 놓치면서 계획이 꼬일 대로 꼬이게 됐다. 다음 시즌 사령탑이 누가 될지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마스 투헬 감독과 헤어진다. 원래 투헬 감독과 계약 기간은 2025년 여름까지였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 보드진은 12시즌 만의 분데스리가 우승 실패와 부진한 경기력, 팀 내 불화설 등이 이어지자 시즌을 마치기도 전에 이른 결별을 결심했다.
하지만 여전히 후임 감독을 찾지 못했다. 떠날 사람은 정해졌지만, 새로 올 사람은 아직도 미지수다.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과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대표팀 감독을 노리다가 모두 실패했다.
이외에도 지네딘 지단 감독, 우나이 에메리 아스톤 빌라 감독,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튼 감독 등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모두 소문에 그쳤다. 독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진지한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에른 뮌헨의 3번째 선택지는 랑닉 감독이었다. 그는 독일 축구에 많은 영향을 끼친 전술가인 데다가 샬케와 라이프치히를 이끌며 분데스리가도 경험해 본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이 우선 랑닉 감독 선임으로 급한 불을 끄고, 1년 뒤 대형 매물을 찾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바이에른 뮌헨의 플랜 C는 현실이 되는가 싶었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판은 바이에른 뮌헨이 위약금을 지불하고 랑닉 감독을 데려올 예정이라고 밝혔고, 그에게 이적시장 전권을 주기로 했다는 자세한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Here we go'로 유명한 파브리시오 로마노도 랑닉 감독의 바이에른 뮌헨 부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랑닉 감독의 최종 선택은 오스트리아 대표팀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는 또 퇴짜를 맞은 셈. 오직 랑닉 감독하고만 협상을 벌이고 있던 바이에른 뮌헨은 처음부터 다시 다음 시즌을 구상해야 하게 됐다.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등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선수들로서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이들의 앞날은 새로 부임한 감독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김민재의 미래가 윤곽이 나오려면 꽤 오래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FB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