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레전드와의 아쉬운 이별에 분노가 앞서는 팬들이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5일(이하 한국시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에딘 테르지치 감독의 인터뷰를 전했다. 그는 작별을 고한 마르코 로이스에 관해 이야기했다.
마르코 로이스는 4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32라운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FC 아우크스부르트와 맞대결에서 선발로 출전, 홀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5-1 대승을 이끌었다.
이 경기 로이스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도르트문트와 12년간의 동행을 마무리할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뒤 치른 첫 번째 홈경기이기 때문이다.
앞서 3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구단과 로이스는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로이스와의 특별한 시간은 여름에 끝을 맺는다. 도르트문트의 오랜 리더 로이스는 이번 시즌 후 종료되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 그는 2012년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은 뒤 오늘날 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충성심을 보여줬다"라고 알렸다.
도르트문트는 "어린 시절부터 총 21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낸 그는 구단에서의 시간을 마치고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라고 덧붙였다.
로이스는 지난 2012-2013 시즌 묀헨글라트바흐를 떠나 도르트문트로 돌아온 뒤 줄곧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 기간 구단을 상징하는 선수가 됐지만, 이야기의 마지막에 다다랐다. 은퇴는 아니다. 로이스와 도르트문트는 둘 사이의 관계를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선발 출전을 두고 팬들의 의견이 갈린다. 도르트문트 팬들은 로이스가 팀을 떠난다는 소식을 접한 뒤 분노를 표했다. 구단의 어려운 시절을 홀로 모두 견뎌낸 로이스를 향한 대우가 형편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로이스는 이번 시즌 사이가 좋기로 유명했던 에딘 테르지치 감독과 의견 마찰이 있었고 이후 출전 시간이 급격히 줄었다. 전반기 대부분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70분 이상을 소화했던 반면 불화 소식이 전해진 뒤인 2024년 1월부터는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구단 수뇌부는 테르지치 감독을 택했다. 비록 구단이 리그에선 형편없는 성적으로 부진을 거듭했을지라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1년 만에 준결승에 진출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구단을 떠나게 된 쪽은 테르지치가 아닌 로이스다. 구단과 로이스가 겉으로 티를 내는 않았지만, 팬들은 구단의 대처가 영 못마땅하다.
경기 종료 후 '스카이 스포츠'는 "로이스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선수였다. 로이스는 지난 경기 팬들의 환호를 받았으며 모든 동료, 모든 코칭 스태프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들의 '노란 벽' 앞에서 함께 응원가를 불렀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이스는 경기를 마친 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팬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고 그들 앞에 서는 것. 이 일에 대해 뭐라 설명할 단어가 없다"라며 감격스러움을 전했다.
테르지치 감독은 "우린 이번 시즌 이 경기장에서 꽤나 시끄러운 순간을 보냈다. 이는 로이스에게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을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로이스는 모든 도르트문트 시민들의 우상이다. 난 그를 지도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전했다.
선수 시절 로이스와 함께 뛰기도 했던 제바스티안 켈 디렉터는 "로이스는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그는 구단 최고의 선수로 이 팀을 떠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테르지치의 인터뷰에 팬들은 분노했다. 구단 팬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모든 걸 바친 선수를 내친 구단, 최악", "만일 테르지치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하더라도 로이스를 버렸다는 점에서 최악의 감독으로 남을 것"이라는 날선 반응을 보였다.
로이스와 도르트문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1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한 도르트문트는 파리 생제르맹과 맞붙었던 1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2차전 승리를 노리는 도르트문트는 내친김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로이스는 "웸블리 구장(결승전 장소)에서 축하할 이유를 추가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럼 정말 멋진 결말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