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축구가 크레용팝은 아니잖아요".
서울은 지난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HD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1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막판 마틴 아담에게 페널티킥(PK) 결승골을 헌납하며 0-1로 패했다.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PK로 서울은 안방에서 승리를 내줬다. 페널티킥을 헌납한 상황 속 심판의 판정이 논란을 만들었다.
0-0이던 후반 40분 20초, 페널티킥 가능성을 낳을 수 있는 최준의 박스 안 움직임이 포착됐다. 황석호의 크로스를 아타루(이상 울산)가 헤더로 연결했다. 머리에 맞은 볼이 서울 수비수 최준의 상체에 맞고 굴절 됐다. 이때만 하더라도 김희곤 주심은 핸드볼 반칙 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후반 41분 50초께 공이 터치아웃 된 뒤 주심은 비디오 판독실과 소통한 뒤 뒤늦게 최준의 핸드볼 파울을 선언, 울산의 PK를 선언했다. 최준에겐 경고를 줬다.
그런데 최준의 의도에 의해 공이 그의 상체에 맞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준 시선이 공과 전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고, 심지어 공은 최준의 팔이 아닌, 어깨와 팔꿈치 사이에 닿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은 7일 경기규칙서 12조 파울과 불법행위를 통해 KFA에 판정 공식 질의를 했다. ▲의도적이지 않은 터치 ▲볼과의 간격 및 속도 ▲터치 부위 등으로 볼 때 심판의 핸드볼 판정에 질의할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 구단이 지적한 것은 지난 4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과의 5라운드 맞대결. 해당 상황과 유사한 상황이었지만 서울은 PK를 얻지 못했다. 전반 1분 서울의 팔로세비치가 슈팅 한 볼이 박스 안에서 김천 김봉수의 손에 맞았으나 PK는 선언되지 않았다. 온필드리뷰도 진행되지 않았다.
서울 관계자는 "명확한 기준을 알고자 문의했다. 이날 5만 2600명의 관중이 오셨는데 왜 PK인줄 모르고 돌아가시는 팬들이 많아 설명하고자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기회로 협회와 구단이 상호 긴밀히 협력하여 판정에 대한 논란을 최대한 줄이고 팬과 선수단 모두가 이해하며 즐길 수 있는 경기로 한국 축구의 부흥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질의에 대한축구협회(KFA) 심판위원회는 7일 심판소위원회를 열어 이날 경기를 포함한 11라운드 심판 판정을 평가했다.
심판소위원회 결과는 존중이다. 정심, 오심 그리고 존중 가운데 존중을 선택했다. 해당 경기 주심의 판정을 인정한 것. 결국 정심이 아니라는 평가다. 만약 해당 상황에 대해 심판의 판정이 옳았다면 정심으로 판정하면 되는데 존중이라고 평가한 것은 입장이 모두 다른 상황.
심판소위원회 판정에 앞서 K리그서 심판을 경험했던 복수의 전 심판들은 아이돌 가수를 언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 심판은 "크레용팝처럼 인간은 점핑-점핑을 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최준의 상황이 불가피 하다는 평가였다.
심판소위원회의 결정도 모든 것을 해당 주심에게 미뤘다. 말 그대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다. 심판의 관리는 KFA가 하는 가운데 또 논란이 생기고 말았다.
수년전 심판판정에 대한 심판소위원회의 결정은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하지만 슬그머니 없어졌다. 취재가 이뤄지면 간단하게 설명한다.
5만 2600명이 입장한 가운데 생겨난 논란에 대해 KFA는 역시 제대로 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2024년 한국 프로스포츠 및 K리그 단일 경기 최다 관중 1위이자 역대 한국 프로스포츠 및 K리그 단일경기 최다 관중 4위의 기록이 작성된 경기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팬들이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그런데 논란이 생긴 심판판정으로 경기를 뛴 양팀 선수단과 서울과 울산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게 만들었다. 여러가지 논란 만큼이나 자신들이 만든 논란을 정면 돌파할 용기는 없어 보인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