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은 토트넘에서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와 함께 뛰길 원했다.
EA 스포츠 'FC 온라인' 유튜브 채널은 8일(한국시간) 조세 무리뉴 감독과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감독 시절 지도했던 손흥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김민재 영입 추진에 얽힌 뒷이야기까지 밝혔다.
무리뉴 감독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명장 중 한 명이다. 그는 2000년 벤피카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포르투와 첼시,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수많은 팀을 거치며 우승 청부사로 활약했다. 토트넘과 AS 로마를 지휘한 경험도 있다.
다만 현재는 휴식을 취하고 있는 무리뉴 감독이다. 그는 지난 1월 로마에서 경질당한 뒤 새 직장을 찾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은퇴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무리뉴 감독은 앞으로도 감독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무리뉴 감독은 2019년 1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토트넘을 지휘하기도 했다. 끝은 경질이었지만, 손흥민과 해리 케인 듀오의 폭발력을 터트리며 좋은 모습을 보여줄 때도 있었다.
당시 무리뉴 감독은 김민재 영입도 시도했다. 토트넘은 믿음직한 중앙 수비수가 부족한 상황이었고, 새 얼굴을 물색하던 중 김민재를 포착한 것. 손흥민이 김민재를 추천했다는 보도도 흘러나오곤 했다.
이는 모두 사실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에 있을 때 좋은 중앙 수비수를 찾으려고 했다. 손흥민에게 물어보니 그가 중국에서 뛰고 있는 좋은 수비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의 경기를 보기 시작했고, 손흥민이 영상통화도 걸어줬다"라고 직접 인정했다.
이어 그는 "(김민재와) 통화하며 대화도 나눴다. 에이전트와도 대화하며 방법을 찾으려 했는데 정말 적은 비용 때문에 토트넘에서 영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선수는 이제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다"라며 "그때 몸값은 정말 낮았다. 내 돈으로 직접 살 수도 있었다"라고 뼈 있는 농담도 던졌다.
끝으로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김민재 영입을 제안했다. 난 진행했고, 가능한 모든 방향을 찾았다. 분석도 마쳤다. 실수와 개선해야 할 부분도 보여고, 성장 가능성도 보였다. 이후 이탈리아에서 뛰면서 성장했고, 톱 센터백이 됐다. 영상통화도 2~3차례 했다"라며 손흥민이 김민재를 추천해 준 게 맞다고 못을 박았다.
사실 무리뉴 감독이 김민재를 원했다는 건 이미 확인된 부분이었다. 그는 지난해 로마에 부임한 뒤 "나는 토트넘 시절 김민재를 원했고, 그와 영상통화도 했다. 당시 베이징 궈안은 1000만 유로(약 147억 원)를 요구했다. 700만 유로(약 103억 원)에서 800만 유로(약 117억 원)면 그를 영입할 수 있었지만, 토트넘은 500만 유로(약 73억 원)만 제시했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심지어 무리뉴 감독은 "나폴리에서 뛰는 쓰레기 같은 수비수가 바로 김민재"라는 반어법으로 강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민재가 아니라 돈을 너무나 아낀 토트넘을 향한 거센 비판이었다.
결론적으로 토트넘은 김민재를 놓친 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뛰고 있던 조 로든을 부랴부랴 데려왔다. 이적료는 옵션 포함 1500만 유로(약 22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로든은 전혀 자리 잡지 못한 채 임대로 떠돌이 생활 중이다. 토트넘은 아직도 센터백을 찾고 있는 만큼 '만약 김민재를 영입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김민재로서는 전혀 아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2021년 여름 토트넘 대신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이적했고, 1년 만에 이탈리아 나폴리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나폴리에서 33년 만의 세리에 A 우승을 이끌며 2022-2023시즌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지금은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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