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난 케인의 팀 동료들이 그를 실망시켰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국 '기브 미 스포츠'는 9일(이하 한국시간) "리오 퍼디난드(46)는 해리 케인(31, 바이에른 뮌헨)이 동료들에게 실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라고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 새벽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셜승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1-2로 패배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가 1, 2차전 합산 스코어 4-3으로 최종 승리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호셀루의 극장 멀티 골로 승부를 뒤집으며 2시즌 만에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반면 바이에른 뮌헨은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다.
바이에른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해리 케인이 홀로 최전방에 섰고 세르주 그나브리-자말 무시알라-리로이 자네가 공격 2선에 섰다.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콘라트 라이머가 포백을 보호했고 누사이르 마즈라위-에릭 다이어-마테이스 더 리흐트-요주아 키미히가 포백을 꾸렸다. 골키퍼 장갑은 마누엘 노이어가 꼈다. 김민재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4-4-2 전형으로 나섰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호드리구가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렸고 주드 벨링엄-토니 크로스-오렐리앵 추아메니-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중원을 채웠다. 페를랑 멘디-나초 페르난데스-안토니오 뤼디거-다니 카르바할이 포백을 세웠고 골키퍼 안드리 루닌이 골문을 지켰다.
전반전은 레알 마드리드가 주도했다. 전반전에만 8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뮌헨의 슈팅은 2회에 그쳤다. 58%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전반전은 0-0(합산 스코어 2-2)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에도 노이어가 뮌헨을 지켜냈다. 후반 14분 호드리구가 예리한 프리킥으로 직접 골문을 겨냥했지만, 노이어가 손끝으로 걷어냈다. 후반 15분 비니시우스의 박스 안 슈팅도 노이어의 놀라운 선방에 가로막혔다.
선제골은 바이에른 뮌헨의 몫이었다. 후반 23분 데이비스가 박스 왼쪽에서 빠른 방향 전환으로 뤼디거를 따돌린 뒤 오른발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공은 그대로 골문 구석에 꽂혔다.
리드를 잡은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31분 자네를 빼고 김민재를 투입하며 수비에 힘을 실었다. 레알은 후반 36분 발베르데와 호드리구 대신 호셀루, 브라힘 디아스를 넣으며 변화를 꾀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뮌헨의 '수호신' 마누엘 노이어가 실수를 저질렀다. 후반 43분 노이어가 비니시우스의 슈팅을 잡으려다가 실패했다. 어설프게 튀어나온 공을 호셀루가 달려들어 득점으로 연결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내친김에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코너킥 공격 직후 뤼디거가 박스 왼쪽에서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호셀루가 쇄도해 발을 갖다 대며 다시 한번 골망을 갈랐다. 최초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직후 비디오 판독(VAR) 끝에 득점으로 인정됐다.
경기는 레알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2023-2024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레알 마드리드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대결이 됐다.
뮌헨의 이번 패배로 해리 케인의 무관이 확정됐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독일 '거함'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케인이지만, 이번 시즌에도 트로피는 없었다.
토마스 투헬 체제의 바이에른 뮌헨은 2023-2024시즌 김민재-해리 케인을 영입하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월드 클래스 선수를 영입했다.
트로피를 향한 여정은 쉽지 않았다. 국내 컵대회 DFB-포칼에서 3부 리그 클럽 1. FC 자르브뤼켄에 1-2로 패해 탈락했고 시즌 개막과 동시에 치른 DFL-슈퍼컵에서는 RB 라이프치히에 0-3으로 대패했다.
사비 알론소 감독의 바이어 04 레버쿠젠이 지난 29라운드에서 분데스리가 우승을 조기에 확정 지으면서 리그 우승도 실패했다. 11시즌 연속 우승해왔던 리그에서마저 트로피 획득에 실패한 것. 또한 9일 레알 마드리드에 패배하면서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탈락, 트로피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토트넘의 간판 스타였던 케인은 시즌 전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우승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고 싶다. 내 커리어에 트로피가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시즌을 마칠때 쯤엔 우승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우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번에도 빈 손으로 시즌을 마친 케인이다. 이에 '대표팀 선배' 리오 퍼디난드가 케인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했다.
기브 미 스포츠에 따르면 퍼디난드는 "케인은 자신의 일을 했다. 뮌헨은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케인을 영입했고 이는 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트로피를 위한 영입이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케인은 이번 시즌 현재까지 모든 경기를 통틀어 44골을 기록했다. 퍼디난드는 "한 시즌에 40골 이상을 기록하는 것은 엄청난 업적이다. 케인은 그의 프로 커리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마음이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퍼디난드는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한 직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난 케인의 팀 동료들이 그를 실망시켰을 거라고 생각한다. 케인은 골을 넣고 기회를 만드는 역할을 맡았으며 이를 훌륭히 해냈다"라고 강조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