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350-장타율 0.533' KIA 우타거포, 함평서 무력 시위... '좌완 약점' 1군에 활력소될까
입력 : 2024.05.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변우혁.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변우혁.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우타 거포 유망주 변우혁(24)가 함평에서 연일 무력 시위 중이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성적만 보면 선구안과 파워까지 완전체 수준. 겨우내 노력이 마침내 빛을 보는 모양새다.

지난겨울 변우혁은 남들이 가둬놓은 우타 거포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체중 감량에 나섰다. 올 시즌 또 다른 목표가 프로 첫 도루일 정도로 그에 맞게 근육량도 조절했다.

지난해 데뷔 6년 만에 가장 많은 1군 경기를 소화하며 느낀 경험의 결과다. 변우혁은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KIA에 합류하기까지 1군 경험은 고작 50경기 122타석에 불과했다. 우타 거포라는 과한 기대가 변우혁의 성장 폭을 좁혔다. '넌 한 방 쳐줘야지'라는 말이 어느 순간부터 그의 스윙을 크게 했고 이도 저도 아닌 선수로 만들었다.

그렇게 한계에 부딪혔을 때 KIA로 트레이드가 됐다. KIA에서 6년 중 가장 많은 1군 출장 기회를 받았고 이때의 경험을 통해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았다. 변우혁은 지난 1월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 인터뷰에서 "난 원래 한 가지만 잘하는 선수보단 여러 가지 다 잘하는 선수가 목표였다. 지난해 풀타임을 치르면서 꾸준히 안타를 치지 못하면 출전 기회도 배럴 타구도 줄어든다는 걸 깨달았다"며 "올해는 타율을 조금 더 높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그러면 경기에도 더 많이 나갈 수 있고 홈런도 더 칠 수 있다. 그렇게 타율 0.250에 최소 15개 이상의 홈런을 치고 싶다"고 힘줘 말했었다.

아직 표본은 적지만, 지금까지 놓고 보면 변우혁의 변신은 성공적이다. 9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변우혁은 퓨처스리그 20경기 타율 0.350(60타수 21안타) 3홈런 15타점 7득점 16사사구(15볼넷 1몸에 맞는 볼) 13삼진으로 출루율 0.487 장타율 0.533을 기록 중이다.

타격지표 중 1위를 차지하는 건 없다. 타율은 팀 동료 박정우(0.392), 김민수(0.352)에게 밀리고 홈런은 1위 김범준(NC), 이창용(삼성)에 3개 차로 밀린 공동 5위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해낼 수 있는 지표에서 고르게 톱10에 든다면 어떨까. 북부리그와 남부리그 모두 합쳐 변우혁은 타율 공동 4위, 홈런 공동 8위, 타점 공동 8위, 볼넷 공동 6위, 출루율 1위, 장타율 5위로 예년보다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콘택트와 선구안 부분이다. 지난 6년간 변우혁이 1군이든 퓨처스리그에서든 볼넷과 삼진 비율이 1대1이 되거나 볼넷이 삼진보다 많은 경우는 없었다.

KIA 변우혁이 올해 1월 호주 스프링캠프 출국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
KIA 변우혁이 올해 1월 호주 스프링캠프 출국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

이렇듯 눈에 띄는 성적에도 아직 올해 1군으로 콜업된 적이 없다. 나성범이 빠졌음에도 팀 타격 1위를 할 정도로 쟁쟁한 KIA의 1군 뎁스 탓이다. 지명타자 자리는 최형우, 나성범, 김선빈 등 베테랑들이 컨디션에 따라 돌아가며 쓰고 있고, 주 포지션인 1루에는 포지션 변환에 성공한 이우성이 타율 0.324, OPS 0.879로 올스타급 활약을 보여주는 중이다.

올릴 명분이 없는 건 아니다. 올 시즌 KIA 타선은 팀 타율 1위(0.294), 홈런 1위(42개), OPS 1위(0.823) 등으로 강력하지만, 좌완 투수만 만나면 타율 5위(0.252), 출루율 7위(0.333), 장타율 5위(0.400)로 중위권 타선으로 전락해 버린다. 김도영, 이창진 외에는 마땅한 좌완에 맞설 우타자 자원이 없는 것도 고민거리다. 한준수만이 상성을 이겨내고 좌완 상대 0.385(13타수 5안타)로 강할 뿐, 다른 타자들은 10번 중 3번 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소크라테스 브리토(0.220), 최형우(0.182), 나성범(0.143) 등 중심 좌타자들이 좌완을 상대로 너무 약하다.

그런 상황에서 우타자 변우혁은 KIA 입장에서도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변우혁은 1군 통산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이 0.289(83타수 24안타) 5홈런, OPS 0.872에 달할 정도로 강했다. 우완 투수 상대로 타율 0.222(203타수 45안타) 6홈런 OPS 0.621로 약했던 모습도 최근 퓨처스리그 우완들을 두들기는 것으로 어느 정도 극복한 모습을 보였다.

이미 올해 KIA가 좌완 투수에 약한 점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걸 알고 줄줄이 좌완 선발을 내 승리까지 챙기고 있다. 여기에 지난 3~4월 활화산 같던 타선도 5월 들어 조금은 주춤한 모양새.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 KIA 타선에 변우혁은 한 번쯤 고려해 볼 만한 매력적인 카드다.

변우혁.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변우혁.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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