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17골 9도움으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캡틴'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프리미어리그(PL)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도 들지 못했다.
PL 사무국은 9일(이하 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023-2024시즌 올해의 선수상 후보 8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최종 수상자는 전문가와 팬 투표를 합산해 가려진다.
아쉽게도 명단에 손흥민의 이름은 없었다. 그는 올 시즌 토트넘 주장 완장을 차고 리그 32경기에서 17골 9도움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PL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8인에는 들지 못했다.
손흥민은 팀 내 최다 득점과 최다 도움을 책임지며 주장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해리 케인의 빈자리를 메웠고, 아시안컵으로 한동안 자리를 비웠음에도 공격 포인트를 26개나 생산했다.
이정표도 여럿 남겼다. 손흥민은 리버풀전을 통해 아시아 선수 최초 PL 3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고, PL 통산 120골 고지를 밟으며 스티븐 제라드와 함께 역대 득점 공동 22위로 올라섰다.
토트넘 역사에도 발자취를 남겼다. 손흥민은 지난 4월 웨스트햄전에 나서며 토트넘 4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고, 3월 루턴 타운전 역전골로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후로도 두 골을 추가하며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62골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 역사를 통틀어도 손흥민 위에는 마틴 치버스(174골)와 바비 스미스(208골), 지미 그리브스(268골), 해리 케인(280골) 4명밖에 없다.
하지만 손흥민은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포함되지 못했다. PL은 필 포든, 엘링 홀란(이상 맨체스터 시티), 알렉산더 이삭(뉴캐슬), 마르틴 외데고르, 데클란 라이스(이상 아스날), 콜 파머(첼시), 버질 반다이크(리버풀), 올리 왓킨스(아스톤 빌라) 8인을 후보로 선정했다.
물론 납득할 수 없는 일은 아니다. 단순히 공격 포인트만 보면 포든이 16골 8도움, 홀란 25골 5도움, 이삭 20골 1도움, 외데고르 8골 8도움, 라이스 7골 8도움, 파머 21골 9도움, 반다이크 2골 2도움, 왓킨스 19골 12도움이다. 공격수 중에서 손흥민보다 스탯이 크게 떨어지는 선수는 없다.
다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을 고려하면 8인 안에 들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특히 국제스포츠연구소(CIES)에 따르면 그는 전 세계 공격수 중 수비 가담을 가장 많이 하는 공격수로 뽑히기도 했다. 손흥민이 얼마나 많은 역할을 맡고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결국에는 팀 성적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10경기 무패를 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최근 4연패에 빠지며 4위에서 멀어졌다. 토트넘이 급격한 부진에 빠지면서 손흥민의 활약도 빛이 바랜 모양새다.
손흥민이 제외된 가운데 유력한 올해의 선수상 후보로는 맨시티 공격을 이끌고 있는 포든과 '아스날 주장' 외데고르 등이 꼽히고 있다. 우승팀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갈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외에도 첼시로 이적하자마자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는 파머와 공격 포인트 31개를 기록 중인 왓킨스도 수상 후보로 거론된다. 홀란은 2년 연속 득점왕이 유력하긴 하지만, 올해의 선수상 레이스에서는 다소 뒤처져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활약이 줄어든 데다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한편 토트넘은 올해의 감독상 후보와도 인연이 없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지만, 최근 연패를 기록하며 후보에서도 제외됐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날 감독과 우나이 에메리 빌라 감독,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이 감독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의 이름이 유일하게 등장한 곳은 올해의 영플레이상 후보 부문이었다. 데스티니 우도기(토트넘)가 코비 마이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부카요 사카, 윌리엄 살리바(이상 아스날), 포든, 홀란, 파머, 이삭과 영플레이어상을 두고 경쟁을 펼친다. 최종 수상자는 오는 18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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