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2군행,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었다…장지수 마음 헤아린 최원호 감독 ''올해 좋은 모습들 보였다''
입력 : 2024.05.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김성락 기자] 한화 장지수. 2024.04.25/ ksl0919@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장지수(24)가 2군으로 내려갔다. 마운드를 내려가며 다음 투수에게 사과를 하고 덕아웃에서 자책한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샀는데 2군행을 피할 수 없었다. 추격조 투수의 숙명이다. 

한화는 10일 대전 키움전을 앞두고 허리 염좌 소견을 받은 주장 채은성과 함께 투수 장지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지난달 17일 1군 콜업 후 주로 추격조 임무를 맡은 장지수는 시즌 9경기(9⅔이닝)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3.97을 기록했다. 

나름 추격조로서 괜찮은 투구를 했지만 최근 2경기 연속 대량 실점으로 흔들리며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 지난 4일 광주 KIA전에서 1이닝 2피안타 3볼넷 4실점에 이어 9일 사직 롯데전에는 1이닝 5피안타 2볼넷 1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난타를 당했다. 

롯데전이 예기치 않은 화제가 됐다. 5-10으로 뒤진 7회 마운드에 올라와 첫 이닝은 실점 없이 잘 막은 장지수는 그러나 8회에만 4연속 적시타 포함 안타 5개를 맞고 대량 실점했다. 무사 만루에서 강판될 때 다음 투수 김규연에게 “미안해”라고 사과한 뒤 덕아웃에서 얼굴을 감싸쥐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타깝지만 2군행을 피할 수 없었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기도 하지만 이날 43개의 공을 던져 주말 시리즈에 긴 이닝이 쉽지 않았다. 9일 롯데전에 한화는 선발 펠릭스 페냐가 2이닝 5실점으로 조기 강판돼 불펜 7명을 소모했고, 주말 키움과의 홈 3연전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장지수가 빠진 자리에 스윙맨으로 활용 가능한 좌완 투수 김기중이 올라왔다. 

[OSEN=최규한 기자] 한화 장지수. 2024.04.23 / dreamer@osen.co.kr

점수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던져야 하는 추격조 투수의 숙명이다. 최근에는 SSG 김주온도 지난 3일 문학 NC전에서 3-11로 뒤진 6회 구원등판, 3⅔이닝 71구 5실점한 뒤 이튿날 엔트리 말소됐다. 두산 박신지도 지난달 21일 잠실 키움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 1-7로 뒤진 4회 구원등판, 4⅓이닝 71구 1실점한 뒤 바로 다음날 엔트리에서 빠졌다. 

다른 팀들도 이렇게 운영한다. 야구적인 측면에서 이렇게 논란이 될 만한 문제는 아니다. 불펜을 일찍 소모한 뒤 스코어가 벌어지는 과정에 대한 비판이라면 몰라도 장지수의 기용법만 놓고선 단순히 벌투라고 볼 순 없다. 일반적인 운영이지만 너무 착한(?) 얼굴로 후배에게 사과하고 좌절하는 장지수의 모습에 포커스가 맞춰져 논란으로 번졌다. 가뜩이나 최근 급추락한 중인 한화 팀 성적과 맞물려 이런 모습이 더욱 안타깝게 부각된 것이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10일 대전 키움전을 앞두고 전날 상황에 대해 “우리가 연패 중이었고, 1회부터 공격의 흐름이 나쁘지 않았다. 페냐가 초반에 5실점을 했는데 여기서 더 벌어지면 힘도 못 쓰고 경기가 넘어갈 것 같아 초반부터 불펜을 투입했다. 한승주는 그 전날(8일) 30구를 던져서 등판조에서 빼고, 나머지 불펜투수 9명 중 (필승조) 김규연, 이민우, 주현상을 7~9회에 넣을 투수로 준비했다. 나머지 5명(장시환, 이충호, 박상원, 김범수, 장민재)을 3~6회에 몰아넣으면서 (스코어가 벌어질 경우)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로 장지수를 하나 빼놓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OSEN=김성락 기자] 한화 장지수. 2024.04.25 / ksl0919@osen.co.kr

이어 최 감독은 “6회 2점을 주면서 5점차가 됐고, 지수로 7~8회 2이닝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주말 3연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수는 또 퓨처스팀에서 선발 수업을 하다 올라왔고, 셋업맨보다 스윙맨으로 때로는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앞선 경기(4일 KIA전) 던지고 4일 쉬었으니 투구수 50개 전후로 잡고 2이닝을 맡기려고 했는데 계획대로 잘 안 된 것이다”며 “제구가 흔들렸으면 불펜을 빨리 준비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비록 아쉬운 모습으로 2군에 내려갔지만 최 감독은 장지수의 마음을 헤아렸다. 최 감독은 “지수 본인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클 텐데 잘 안 되니까, 누구보다 속상하고 답답했을 것이다”며 “1군에 올라와서 작년보다 좋은 모습들을 보였다. 구속도 그렇고 변화구도 제구가 많이 좋아졌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장지수가 빠진 자리에는 좌완 김기중이 올라왔다. 지난달 8일 엔트리 말소 후 32일 만의 복귀.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4경기(13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두산전에서 2.2이닝 10실점으로 크게 무너졌지만 나머지 3경기는 10⅔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불펜에서 스윙맨으로 대기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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