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상식이 있다면, 경질하지 않을 것이다."
영국 '트리뷰나'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구단 잔류를 자신했다"라고 전했다.
2023-2024시즌 맨유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리그 35경기를 치른 현재 순위는 8위(16승 6무 12패, 54점)에 머물고 있다.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고 시즌 내내 개선되지 못했다. 35경기에서 52골을 넣었고 55골을 내줬다. 득점보다 실점이 많다.
어느덧 첼시에 따라잡힌 맨유다. 첼시는 시즌 초 극심한 부진으로 10~12위를 전전했지만, 시즌 막판 득점 감각이 물오른 콜 파머의 활약에 힘입어 승점을 야무지게 챙겼고 맨유를 제치고 리그 7위로 올라섰다.
특히 맨유는 지난 7일 치른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 경기에서 0-4로 대패하며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올 시즌 13패째를 떠안은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패를 기록했다. 더불어 이날 4실점을 포함해 이번 시즌 55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이는 1976-1977시즌 이후 47년 만에 기록한 최다 실점 기록이다.
온갖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갈아치운 2023-2024시즌이다. 그러나 텐 하흐 감독은 자신감 넘쳤다.
사실 극심한 부진 속에서 텐 하흐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텐 하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오는 13일 치를 아스날과 리그 맞대결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진행한 텐 하흐 감독은 경질 루머에 관해 묻자 "이 질문은 내가 아닌 맨유 경영진에게 해야 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텐 하흐는 "우선 난 이 질문에 답할 책임이 있다. 내가 맨유 감독이기 때문"이라며 "난 구단주들이 날 경질할 것인가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난 팀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임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맨유 경영진에게 상식이 있다면 난 경질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텐 하흐는 "우리 팀엔 부상자가 너무 많다. 시즌 내내 주전 포백을 기용하지 못했고 8명의 센터백이 부상으로 아웃됐다. 미드필더 조합도 계속해서 바꿀 수밖에 없었다. 왼쪽 풀백도 없는 상황에서 구단주들은 이러한 현실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맨유는 텐 하흐가 말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선 FA컵 결승전에 올랐다. 맨유는 오는 25일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한다.
텐 하흐 감독은 "우린 경쟁 중이고 결승전이라는 중요한 경기가 남았다. 이를 위해 경쟁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 이번 시즌의 하이라이트가 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현 상황에 만족할 수는 없지만, 리그 순위에서 저조한 이유를 알고 있다. 부상 때문이다. 난 현실적인 사람이며 팀 상황을 분석해 문제를 알 수 있었다. 팀 핵심 포지션에 부상이 과하다면 그 어떤 팀도 좋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