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결국 스트라이커는 골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였다. 손흥민(32, 토트넘)이 팀 승리와 그리 나쁘지 않은 활약에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손흥민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번리와 홈경기에 선발 출장, 풀타임으로 2-1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쿨루셉스키, 제임스 매디슨, 브레넌 존슨을 2선에 둔 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손흥민은 이날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번 시즌 17골 9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도움 1개만 추가하면 달성할 수 있는 10골-10도움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가 밀집된 최전방에서 몇 차례 좋은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대 골문을 등진 상태에서 공을 잡은 후 돌아서는 것이 쉽지 않았다. 또 2선, 혹은 중원으로부터의 볼 배급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공을 잡기 위해 중앙은 물론 측면까지 자주 내려서야 했다.
손흥민다운 면모는 1-1로 팽팽하던 후반 30분 정도가 돼서야 나왔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올리버 스킵 대신 라두 드러구신, 이브 비수마와 쿨루셉스키를 빼고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데인 스칼렛으로 교체하면서 손흥민이 원래 포지션인 왼쪽 윙어에 배치된 것이다.
손흥민은 중앙 공격수 때와 달리 활발한 돌파와 크로스를 올리면서 동료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손흥민이 측면에 서면서 토트넘 공격이 활력을 띠자, 번리 수비 공간에 조그만 틈이 생겼다. 후반 37분 미키 반 더 벤의 역전 결승골도 폭발했다.
센터백인 반 더 벤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과감하게 왼발 슈팅을 날렸다. 이번 시즌 '토트넘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이유를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다.
영국 '스탠다드'는 손흥민에게 6점을 부여했다. 5점을 받아 가장 낮았던 크리스티안 로메로보다는 좋았으나 굴리엘로 비키리오, 파페 사르, 데얀 쿨루셉스키, 브레넌 존슨과 같은 다소 아쉬운 평점이었다.
이 매체는 그 이유에 대해 "토트넘의 스트라이커에게 또다시 실망스러운 오후였다"면서 "그는 진정한 임팩트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최근 7경기에서 단 2골에 그치고 있다"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대부분의 시간을 스트라이커로 뛴 손흥민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한편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승점 63이 돼 4위 아스톤 빌라(승점 67)를 4점 차로 추격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4위로 올라 설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을 살렸다. 하지만 남은 두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한 뒤 빌라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점에서 4위 쟁탈전은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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