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라모스가 계륵에서 복덩이가 됐다. 4월말까지 타격도 별로, 수비도 별로였던 라모스는 5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급상승, 팀의 8연승에 기여했다.
라모스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6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결정적인 홈런포를 터뜨렸다.
1회 3루수 직선타로 물러난 라모스는 3회 2사 1루에서 육청명의 체인지업(128km)를 끌어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5호 홈런. 3-0에서 5-0으로 달아나는 홈런포였다. 이후 전민재의 투런 홈런이 터져 두산은 7-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라모스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도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0-2로 뒤진 2회 무사 2,3루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해 역전 득점을 올렸다. 3회 무사 1루에서는 좌중간 2루타를 때려 1타점을 기록했다. 5회 1사 후에는 우측 3루타로 출루했고 득점을 올렸다.
더블헤더 2경기에서 7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4득점으로 활약했다. 라모스는 경기 후 "팀이 8연승을 이어가서 기쁘다. 더블헤더 두 경기 모두 선발 출장해 몸은 조금 피곤하지만 컨디션은 전혀 문제없다. 더 많이 출장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라모스는 2022년 KT에서 18경기 출장하고 발가락 골절 부상으로 방출됐다.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 산하 트리플A에서 뛰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은 라모스와 총액 70만 달러(계약금 5만 달러, 연봉 55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했다. 지난해 뛴 로하스(타율 2할5푼3리 102안타 19홈런 65타점)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라모스를 영입한 것.
4월까지 라모스는 2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4푼4리(82타수 20안타) 2홈런 20타점 9득점 5볼넷 13삼진으로 부진했다. 외야 수비에서도 잔실수가 있었다. 4월초에는 타율이 1할대(.178)로 추락하자, 2군에 내려가 2주 동안 타격감을 조정하고 4월 19일 1군에 복귀했다.
4월말 3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때리며 서서히 타격감이 올라온 라모스는 5월 들어 타격감이 폭발하고 있다. 5월 들어 9경기에서 타율 4할5푼2리(31타수 14안타) 2홈런 6타점 8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3위, OPS 1.353은 1위다. 9경기에서 삼진은 하나도 없다. 특히 지난 주 6경기에서 22타수 12안타 2홈런 6타점, 타율 5할4푼5리의 맹타 모드였다. 장타율이 무려 1.045, OPS는 1.628이었다.
라모스는 경기 후 홈런 상황에 대해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변화구가 와서 배트 컨트롤을 했는데 운이 좋게 넘어갔다. 타격감도 많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 2군에서 꾸준히 연습한 부분이 잘 되고 있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타지에서 가족들과 함께하는 것도 심리적으로 큰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은 12일 경기 전에 라모스에 대해 "지금 굉장히 잘해주고 있다. 지금처럼 해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열심히 뛰고, 열심히쳐주고 수비도 열심히 해주고 있다. 라모스와 계약을 하면서 우리가 바랐던 점이 지금 나오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초반에) 본인 스스로가 타격이 좋지 않다 보니까 굉장히 좀 힘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타격할 때 하체 밸런스도 좋아지고, 결과가 좋게 나오다 보니까 굉장히 밝아지는 분위기 같다"며 "사실 기분에 따라서 성적이 좋아지고 나빠지고 할 수도 있다. 매일매일 경기하다 보면 팀이 잘 나가더라도 본인 스스로가 좀 힘들면 조금 위축되기 마련인데, 지금 팀도 좋아지고 있고 본인도 타격이 좋다 보니까 아마 분위기를 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라모스는 "개막 이후, 100타석 조금 넘게 들어갔다. 아직 한국 투수들 공에 완벽히 적응했다고 말하긴 이르지만, 전력분석 및 통역 파트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앞으로 타석에 더 많이 들어가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동료들이 나의 세리머니를 함께 따라하고 있다. 나를 응원해주는 의미이기 때문에 기분 좋다. 앞으로도 계속 따라해도 괜찮다(웃음). 오늘도 팬들의 응원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 항상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