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역대 최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3일 0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7라운드에서 아스날에 0-1로 패했다.
연패에 빠진 맨유는 승점 54점(16승 6무 14패)에 머무르며 8위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6위 뉴캐슬 유나이티드, 7위 첼시(승점 57)와 격차는 3점. 이대로라면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출전도 어렵다.
반면 5연승을 달린 아스날은 승점 86점(27승 5무 5패)을 기록하며 다시 선두로 뛰어올랐다. 한 경기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승점 85)를 1점 차로 제치며 치열한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무기력한 패배였다. 맨유는 경기 초반 공격적으로 나서며 골을 노렸지만, 오히려 전반 20분 레안드로 트로사르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센터백으로 나선 카세미루의 수비가 엉성했다.
후반에도 반전은 없었다. 맨유는 60분이 넘어서야 카세미루의 중거리 슈팅으로 첫 유효 슈팅을 기록했고,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의 선방쇼로 겨우 위기를 넘겼다. 결국 맨유는 무딘 공격 끝에 아스날 골문을 열지 못하며 안방에서 무릎 꿇고 말았다.
맨유 선배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로비 새비지는 영국 'BBC'를 통해 "역대 최악 수준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이다"라고 직격 비판했고, 로이 킨 역시 "특히 지난 30분 동안 실망스러운 건 맨유였다. 아스날도 오늘 맨유가 얼마나 못하는지 믿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굴욕적인 기록도 여럿 세웠다. 맨유는 이번 경기에서도 실점하며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82골이나 허용했다. 이는 1970-1971시즌 이후 53년 만의 최다 실점 기록이다.
게다가 맨유는 이번 시즌에만 19번이나 패했다. 이 역시 1978-79시즌 이후 46년 만의 최다패 기록이다. '꿈의 극장'이라 불리는 올드 트래포드에서도 9번이나 무너지면서 한 시즌 홈 최다 패배 타이 기록까지 세웠다.
BBC는 "맨유는 아스날, 맨시티와 함께 정상에서 싸우겠다는 희망을 품었지만, 또 다른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며 좌절로 바뀌었다"라며 "아스날보다 승점 29점 모자란 8위 맨유가 아스날에 근소한 차이로 진 건 나쁘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맨유는 리그에서 14패째를 기록했고,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에 나서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라고 꼬집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그는 아스날전을 앞두고 자신은 다음 시즌에도 맨유에 남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텐 하흐 감독은 "보드진에게 상식이 있다면 난 경질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고, 경질을 요구하는 이들에 대해 "축구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축구팀을 관리하는 것에 대한 지식이 없다. 혹은 그저 능력이 부족할 뿐"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텐 하흐 감독은 아스날전 패배 이후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는 "모든 감독은 항상 더 잘할 수 있다. 난 여기에 2년 동안 있었고, 선수단에 공백이 없었던 건 단 한 번밖에 없었다. 이건 손을 등에 대고 수영하는 것과 같다. 머리를 수면 위로 향하게 해야 한다"라며 "우리는 우승을 위해 싸우고 있는 아스날과 매우 잘 싸웠다. 같은 수준이었다"라고 자찬했다.
그러나 웨인 루니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맨유가 이런 식으로 경기에서 지고 있을 때라면 감독에게 질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몇몇 선수들은 그저 시즌을 끝내려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그들이 텐 하흐를 위해 뛰고 있다면, 그 모습을 잘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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