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에이스 듀오’ 고영표-소형준 없이 40경기를 넘게 버텼건만 부상자 복귀는커녕 선발진을 이끌던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마저 부상 말소됐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경기가 없는 지난 13일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과 외야수 홍현빈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총액 140만 달러(약 19억 원)에 재계약한 벤자민은 지난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 3피안타 2볼넷 3실점을 남기고 조기 강판됐다.
벤자민은 0-2로 뒤진 2회말 무사 2, 3루 위기에서 헨리 라모스 상대로 볼 2개를 연달아 던진 뒤 벤치에 교체 신호를 보냈고, 자진 강판했다. 왼쪽 팔꿈치에 통증이 발생하며 더 이상 투구를 이어가지 못했다.
다행히 큰 부상을 피했지만 1군 말소는 피할 수 없었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벤자민은 병원 검진 결과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았다. 다만 왼쪽 팔꿈치와 전완근에 여전히 불편함을 느껴 열흘의 휴식을 부여받았다. KT는 열흘 동안 벤자민의 팔꿈치 상태를 예의주시한다는 계획이다.
이강철 감독 부임 후 선발왕국으로 도약한 KT는 올 시즌 또한 윌리엄 쿠에바스, 벤자민, 고영표, 엄상백, 원상현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을 구축했다. 선발야구에 힘입어 LG, KIA와 함께 우승을 다툴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올해도 부상 악령이 KT의 마법을 막았다. 5년 107억 원 비FA 다년계약 첫해를 맞이한 고영표가 4월 초 우측 팔꿈치 굴곡근이 미세 손상되며 3주 재활 소견을 받은 것. 여기에 벤자민, 엄상백의 페이스가 더디게 올라오며 5월 초까지 순위가 9위에 머물렀다.
KT는 초반 김민, 이선우 등을 대체선발로 쓰다가 신인 육청명에게 기회를 부여하며 선발 로테이션 5명 가운데 무려 2명(원상현, 육청명)을 고졸 루키로 꾸렸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1라운드 7순위로 뽑힌 원상현은 시즌 8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7.76, 2라운드 17순위의 육청명은 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6.04를 기록 중이다. 고졸 신인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사령탑 입장에서는 이들이 상수가 아닌 변수이기에 매 경기 마운드 운용이 쉽지 않다.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 주말 취재진과 만나 “신인 2명을 바로 선발로 쓰는 팀이 어디 있나. 물론 두 선수가 정말 너무 잘해주고 있지만 부상자들이 얼른 돌아와야 한다. 고영표, 소형준 가운데 1명만 복귀해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원투펀치 요원 벤자민의 말소로 대체선발 1명을 더 구해야하는 KT. 14일 수원 롯데전 선발로 엄상백을 예고한 가운데 ‘투수 조련사’ 이강철 감독이 어떤 묘수로 시련을 헤쳐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피칭을 시작한 고영표가 돌아올 때까지 난세영웅의 탄생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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